[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대구 변호사 사무실 방화사건의 피해자들에게서 칼에 찔린 듯한 ‘자상’ 흔적이 발견됐다.
10일 대구지방변호사회 관계자는 “피해를 입은 변호사와 사무장 등 피해자들에게서 자상 흔적이 발견됐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자상을 낸 흉기 등을 확인하기 위해 정밀 감식을 할 방침이다.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사망자 부검도 예정하고 있다.
전날 대구 수성구 범어동 대구지법 인근 한 건물에서는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변호사 등 7명이 숨지고 50명이 다쳤다. 경찰은 CCTV 등으로 용의자를 특정했으나, 용의자 역시 현장에서 사망했다.
용의자는 대구의 한 주상복합아파트 신축 사업에 투자한 투자금 반환 소송을 냈다가 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불만을 품고 상대방 변호사 사무실에 불을 지른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 소식이 알려지자 대한변호사협회는 전날 성명서를 내고 용의자를 규탄했다. 협회는 “소송 결과에 앙심과 원한을 품은 나머지 자신의 역할과 직무에 충실해 최선을 다한 상대방 변호사를 겨냥한 무자비한 테러가 21세기 선진 대한민국에서 자행됐다는 사실에 개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러한 범죄는 단순히 변호사 개인을 향한 범죄를 넘어 사법체계와 법치주의를 위협하는 중대한 도전이자 야만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이번 사건으로 희생된 변호사와 사무직원, 그리고 중경상 피해자 모두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를 전한다”며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협회는 사건 피해자와 유족을 대상으로 추모 지원과 성금 모금, 향후 있을 법률적 문제에 관한 지원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 유사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장기적 차원의 대책도 마련할 계획이다. 대구변회도 경찰 수사 결과를 지켜본 후 사고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9일 대구 수성구 범어동 한 빌딩에서 화재가 발생해 7명이 숨진 가운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합동 감식반이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