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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학 "녹취록대로 안된 것 있지만 곽상도는 맞았다"
입력 : 2022-05-11 오후 4:48:12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 중 한명인 정영학 회계사가 화천대유·하나은행 컨소시엄 무산 위기가 있던 당시에 관해 “김만배 본인이 나서서 해결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증언했다. 김씨는 곽상도 전 국회의원에게 개발사업의 편의를 받는 대가로 뇌물을 준 혐의를 받는데, 정 회계사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이 같은 정황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대목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이준철)는 11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죄 등으로 기소된 곽 전 의원과 김씨, 남욱 변호사의 4회 공판을 열었다. 이날에는 증인으로 출석한 정 회계사를 상대로 신문이 이어졌다.
 
김씨 등의 변호인은 반대신문에서 정 회계사의 검찰 진술조서를 제시하며 “정 회계사가 김씨에게 그랜드 컨소시엄게 관해 보고하니, 김씨가 하나은행 컨소시엄 외에 다른 대안을 준비하지 않은 것에 관해 화를 냈고 하나은행만 믿고 있다가 큰일났다고 진술했는데 맞느냐”고 물었다.
 
정 회계사가 그렇다고 답하고, 김씨가 정 회계사에게 ‘기다려봐라’라고 했다고 덧붙이자, 변호인은 “김씨가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이었나”라고 질문했다. 이에 정 회계사는 “조치를 취하겠다는 말은 못들었는데 ‘기다려봐라’고 했다”며 “제 의견으로는 본인이 나서서 해결하겠다는 취지였다”고 언급했다.
 
변호인이 재차 “당시 김씨와 동업관계여서 대부분 내용을 다 공개하고 있던 상황 아니었냐”고 묻자, 정 회계사는 “그래도 오너와의 관계로 분명 정해져 있었고, 저거(컨소시엄)는 제가 해결할 수 없는, 실무자선 문제가 아니고 ‘기다려봐라’라고만 했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또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호반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하려 했단 게 맞느냐”며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나서서 마음먹고 그랜드 컨소시엄을 하겠다고 하나은행 이모 부장이 얘기했느냐”고 질문했다.
 
정 회계사는 “이 부장에게 전달받은 건 호반건설 회장이 하나금융그룹 회장을 찾아가 그랜드 컨소시엄을 구성하자고 했다는 것’이라며 “두 분이 부부모임을 할 정도로 친해 막기 쉽지 않다고 했다”고 답했다. 그는 또 “이 부장에게 전달받기로는 하나은행 회장이 호반 회장과 친분이 있기 때문에 실무자가 막기는 어렵다는 식의 양해를 구하는 말이었다”고 부연했다.
 
변호인들은 대장동 사건의 ‘스모킹건’으로 꼽히는 ‘정영학 녹취록’의 신빙성을 떨어트리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질문도 던졌다. 변호인은 녹취록에서 곽 전 의원 아들 곽병채씨가 김씨에게 ‘아버지에게 주시기로 한 것 어떻게 할지’라고 묻자 김씨가 ‘한꺼번에 달라고 하면 어떡하냐’고 얘기했다며 “녹취록을 보면 김씨는 ‘서너차례 너를 통해서 줘야지’라고 했는데 ‘실제 성과급은 한번에 전달했다, 김씨와 증인과의 대화는 실제와 종종 다르지 않느냐”라고 물었다.
 
이에 정 회계사는 “그대로(녹취록 내용처럼)는 안됐지만 합산해서 준 건 맞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과정에서 재판부가 “김씨가 증인과의 대화 중에 한 여러가지 말들 중에는 막상 실제로 가서 확인해보면 했던 말과는 다른 게 종종 있지 않았느냐”고 묻기도 했다.
 
정 회계사는 “다른 경우도 있긴 하지만 곽상도 전 의원이나 시의원, 이런 중요한 부분들은 실행된 것도 있다”고 대답했다.
 
곽 전 의원은 지난 2015년 대장동 개발 사업에 참여한 화천대유가 하나은행과 컨소시엄을 꾸리는 데 도움을 준 대가로, 화천대유에서 근무한 아들 병채씨를 통해 퇴직금 등 명목의 50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아 재판에 넘겨졌다. 이밖에도 곽 전 의원은 남 변호사에게 2016년 20대 총선을 전후로 불법 정치자금 50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정영학 회계사가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배임 혐의'와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김응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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