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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장 "선거범죄·대형참사 수사 공백 명백"
“공정성 논란 자유롭지 못했다…책임 통감”
입력 : 2022-04-26 오후 1:29:48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중재안에 관해 국회를 향해 “중재안을 재고해 달라”고 호소했다. 또 중재안이 가진 문제점을 진단하며, 중재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사법정의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지검장은 26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브리핑실에서 ‘국회 중재안 설명회’를 열고 “검찰이 최선을 다했다고 하지만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공정성·중립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고 이에 관해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에 공정한 수사를 하지 못하고 국민 인권을 완벽히 보호하지 못한 부분, 최근 사건들뿐 아니라 과거의 사례까지 모두 책임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이 26일 청사 브리핑실에서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 중재안관련 설명회를 하기 전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날 설명회를 연 배경에 관해 이 지검장은 “중앙지검에서 (사건 관련)의견을 표명하면 새로운 논란을 부르지 않을까 싶어 많이 주저해왔다”며 “국회가 조만간 본회의까지 간다는 얘기가 있어, 절박함 앞에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6월 취임한 온 이 지검장이 기자간담회를 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지검장은 또 “검찰의 본질적 기능을 폐지하는 쪽으로 가서는 안된다”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논의하고 있는 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의 한계를 지적했다.
 
검찰이 중재안의 문제점으로 짚은 건 △송치사건 보완수사 범위 축소 △수사·기소검사 분리 △선거범죄·대형참사 수사 공백 △검찰 직접 수사 단계적 폐지 등 크게 4가지다. 
 
송치사건 보완수사 범위를 축소하는 것에 관해선 검찰은 “현행 규정상으로도 송치사건 범죄와 직접 관련성이 있는 범죄에 한해 보완수사가 인정되고 무분별한 별건 수사는 금지된다”고 설명했다. 
 
검찰청법 4조는 경찰 송치 사건의 경우 그 사건과 직접 관련성이 있는 범죄에 대해서만 검사의 수사 개시를 인정한다. 수사개시 규정 역시 검찰의 수사 개시 범위를 직접 관련성이 있는 범죄로 제한하고 있다. 이에 검찰은 지금도 실체관계 규명이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중재안 통과시 추가 범죄를 수사하는 데도 어려움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추가 수사를 제한할 경우, 현행 규정상 보완수사가 가능한 것으로 해석되는 사건에서 추가 범죄 사실이 묻힐 수 있다는 것이다. 
 
정진우 1차장검사는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 대신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경우 신속한 범죄 규명이 불가능해지고 관련 증거가 인멸될 가능성도 커질 것”이라며 “검찰이 보완수사를 요구하더라도 이행 여부는 경찰의 선의에 맡겨질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의 재보완수사 요구와 경찰의 송치 또는 불송치 등 과정이 무한반복될 수 있고, 경찰 수사 지연시 이행을 강제할 수단도 없다”며 “경찰 송치사건에 검찰 보완수사를 강화하는 것은 경찰 수사 견제 기능”이라고 덧붙였다.
 
수사·기소검사 분리에 관해서는 공소유지 과정에 비효율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철우 2차장검사는 “금융범죄, 자본시장교란 범죄 등 복잡하고 방대한 사건의 경우 수천 건의 디지털 증거와 계좌, 회계장부를 분석하고 수백명의 사건 당사자를 조사한 수사검사가 공판에 참여하지 못하면 공소유지가 불가능해진다”고 우려했다. 또 “수사팀만큼이나 많은 인력으로 별도의 공소유지팀을 구성하고 사건의 전모를 숙지해야 해 비효율적”이라고 비판했다. 
 
박 차장은 이어 “수사는 공소제기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실체를 파악하는 모든 행위이기 때문에 기소 여부를 판단하는 검사에게서 수사는 본질적으로 분리될 수 없다”며 “사건관계인이 기소 여부를 판단하는 검사에게 자신의 의견을 설명할 기회가 박탈돼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선거범죄와 대형참사에 관해서는 수사 공백이 나타날 것이라고 꼬집었다. 검찰에 따르면 선거사건 중 투표지 촬영이나 현수막 훼손, 선거 관계자 폭행 등은 현재도 경찰이 수사하고 있고, 법리가 복잡하고 중대한 사건은 검찰이 맡는 등 역할이 나뉘어 있다. 
 
이 같은 대형 선거범죄 사건은 공소시효가 6개월로 짧아 정확한 법리검토와 신속한 증거수집이 동시에 이뤄져야 하는데, 대안 없이 검찰의 직접 수사를 폐지한다면 선거사범 처벌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게 검찰 주장이다. 
 
진재선 3차장검사는 “경찰이 검찰의 전문분야까지 소화할 역량을 단기간에 구축하기는 불가능하다”며 “검찰 직접수사 폐지로 선거범죄 수사가 부실해지면 재판지연과 무죄선고가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중대재해 사건은 노동청, 경찰 수사와 유기적·종합적으로 이뤄져야 하나 검찰의 직접수사 폐지로 중대재해 사건 대응이 떨어질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검찰은 직접수사 범위를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것에도 반발했다. 검찰 수사의 공정성을 확보하려면 수사권을 분리할 게 아니라 수사착수와 기소 등 단계에서 적절한 내외부 통제장치를 만들어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지검장은 공정성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시민 통제, 의회 통제가 가장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피의사실 공표 등에 예외 규정을 만드는 등의 방식으로 사건에 관해 설명할 수 있게 해주는 게 보다 효과적 통제가 아닌가 싶다”고 언급했다. 입법기관을 향해 검찰 수사의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검수완박 입법이 아닌 다른 제도를 정비해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이 지검장은 직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도 내비쳤다. 그는 “얼마 전 지검장들끼리 회의가 있었다”며 “검사장들 모두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직을 던져 걱정을 끼쳐드리거나 하는 행동을 하는 건 나중이고 이렇게라도 자리를 만들어 설명을 하는 게 선배 검사의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을 비롯한 간부 검사들이 26일 청사 브리핑실에서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 중재안관련 설명회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진웅 사무국장, 진재선 제3차장검사, 정진우 제1차장검사, 이정수 지검장, 박철우 제2차장검사, 김태훈 제4차장검사.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김응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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