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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법관들 "'검수완박'하면 범죄자 처벌 어려워"
"검찰 빠지면 국가 수사역량 저하는 자명한 일"
입력 : 2022-04-22 오전 9:00:00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강행하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시도를 두고 현직 법관들이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검찰과 경찰의 수사력이 차이가 나는 가운데 수사 노하우를 쌓은 검찰이 아닌 경찰이 고도의 수사력이 요구되는 사건을 담당할 경우, 범죄자의 혐의를 제대로 입증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2011년 8월 경찰의 수사개시권을 인정하는 형사소송법 개정과 2020년 1월 검경 수사권 조정을 위한 형사소송법 개정 때에도 법원 내부 반응은 미온적이거나 유보적이었다. 그러나 검찰의 수사권 자체를 없애는 이번 '검수완박' 강행 추진은 형사재판과 관련 사법절차 집행에 지대한 영향을 줄 것이고, 그 영향은 고스란히 범죄 피해자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것이 법관들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21일 <뉴스토마토>가 '검수완박 법안'의 도입과 이후 닥치게 될 영향을 묻는 질문에 현직 법관들은 우선적으로 "범죄자 처벌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재경 지역 법원에서 평판사로 근무하는 A판사는 “지금도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인해 경찰의 업무부담이 늘어나면서 경찰이 수사를 꼼꼼히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검찰 수사권이 없어질 경우 국가의 범죄 수사 역량이 떨어질 것은 자명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1월부터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은 △부패범죄 △경제범죄 △공직자범죄 △선거범죄 △방위사업범죄 △대형참사범죄 등 6개 분야에서만 직접 수사할 수 있게 됐다. 나머지 사건은 경찰이 담당한다. 이에 경찰이 담당하는 업무가 늘었고 수사의 질과 사건 처리 속도가 느려졌다는 비판이 법조계 안팎에서 제기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검찰과 경찰의 기본적인 수사 역량 자체도 차이가 크다는 비판의 목소리 역시 크다. 범죄 수사와 법리 구성에서, 법률 전문가인 검찰보다는 경찰의 능력이 뒤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라는 것이다. 수사가 제대로 되지 못해 혐의를 입증하는 데 실패하면, 범죄자를 처벌하는 국가의 형 집행이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오는 까닭이다.
 
경기 지역에서 부장판사로 근무하는 B판사 역시 비슷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검수완박 이후 한국형 FBI(미 연방수사국)를 만든다는 얘기가 있는데 이 기관이 자리를 잡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범죄자 처벌의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그는 “수사에서 검찰을 완전히 배제한다는 취지는 이해하기 어렵다”며 “새로운 수사기관이 만들어져 자리를 잡거나 경찰의 수사력이 개선되기까지 과도기가 있을 텐데, 검수완박 때 과연 범죄 없는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라며 반문했다. 
 
서울 지역 법원에서 재판 업무를 수행 중인 C부장판사는 형사사법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법안을 민주당이 무리하게 밀어붙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개정안은 형사소송법의 큰 줄기를 바꾸는 건데, 새로운 수사청 설립 논의 등은 부족하다”며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에서 급하게 추진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역시 서울 지역에서 근무 중인 D부장판사와 E부장판사는 구체적인 말은 아끼면서도, “법원행정처 차장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밝힌 의견이 대다수 판사들의 의견이 아니겠느냐”며 답변을 대신했다. 
 
김형두 법원행정처 차장은 지난 18일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 제1소위에 출석해 “안건을 저희가 급히 검토했지만 검찰 권한을 거의 경찰로 주고 있다”며 “이런 입법은 저는 못 본 것 같다”고 발언했다. 행정처는 검수완박 입법안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은 의견서를 국회에 전달하기도 했다.
 
검찰 수사권이 경찰로 넘어갈 경우 경찰 권력의 지나친 비대화에 따른 피해가 우려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서울 지역의 한 법원 소속인 F부장판사는 “판·검사는 법대에서 피고인의 인권을 가장 먼저 배우면서 인권의 중요성을 학습하는데, 상대적으로 경찰에는 이런 인권 감수성을 기대하기가 어려운 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경찰은 인력 규모에서도 검찰보다 큰데, 막대한 수사권을 갖게 될 경우 권력 남용으로 인해 인권침해의 우려를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관련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 회의가 비공개로 개회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김응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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