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기아자동차 노동조합의 파업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룹 내 형제 회사인 현대자동차 노조가 코로나19 충격 등에 따른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데 회사와 공감대를 형성하고 힘을 모으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 노조가 실시한 2020년 임금 단체 협상 관련 쟁의행위 찬반투표는 전체 2만9261명의 조합원 중 73.3%인 2만1457명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투표 참여 인원을 기준으로 보면 81.8%의 찬성률을 기록했다.
경기 광명시 소하리 기아자동차 공장.사진/기아차
노조는 소식지를 통해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된 것은 사측의 불성실한 교섭 태도와 무책임한 경영에 분노했기 때문"이라며 "사측은 조합원의 뜻에 따라 성실 교섭에 임하고 성과에 대해 납득할 수 있는 안으로 보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아차 노조는 사측과 9차례 임단협 본교섭을 하면서 △기본급 12만304원 인상 △지난해 영업이익 30% 성과급 지급 △정년 연장 △사내 전기·수소차 모듈 부품 공장 설치 △통상임금 확대 적용 등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사측과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기아차는 파업을 할 수 있는 준비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상황에서의 부정적 여론 등을 고려해 당장 파업을 하지는 않겠지만 내부 동력을 충분히 확보한 만큼 의견 차가 계속된다면 언제든 파업에 들어갈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파업이 노동자의 권리라는 점에서 그 자체를 비난할 수 없지만 코로나19 위기 등 현재 자동차 산업에 처한 상황과 부품업체 등에 미칠 영향 등을 생각하면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현대차 노사가 원만하게 협상을 마무리한 이유를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노사는 임금동결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합의안을 마련했고 조합원 투표에서 가결됐다. 현대차가 임금을 동결한 것은 1998년 IMF 외환위기와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역대 세 번째다.
코로나 19로 어려워진 사회·경제적 상황을 충분히 공감하고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자동차 산업 위기 극복을 위한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 결과다. 경영실적과 기업의 지속가능성도 고려됐다.
최근에는 이상수 현대차 노조 지부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오찬을 함께하면서 산업 격변기를 함께 헤쳐나가자고 뜻을 모았고 고용안정과 품질 혁신에도 힘을 합치기로 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