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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 열풍 이긴 저축은행 '고금리'
수신 몰리자 한달만에 다시 금리인하…수익성 악화 대비한 조정
2020-10-06 16:18:09 2020-10-06 16:18:09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지난달 금리를 높였던 저축은행이 한 달도 안 돼 금리를 다시 인하하기 시작했다. 공모주 청약 열풍으로 인한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예금 금리를 높이자 수신액이 예상보다 빠르게 늘면서다. 대출 집행 금액보다 수신고가 급격히 증가하면 저축은행의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저축은행들이 공모주 청약 열풍으로 자금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2%대 수준으로 금리를 올리자 수신고가 급격하게 증가했다. 사진은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일반 공모주 청약 첫 날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영업점에 공모 관련 안내문구가 게시된 모습. 사진/뉴시스
 
6일 업계에 따르면 잇달아 예금 금리를 높였던 저축은행들이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다시 금리를 내리고 있다. 지난달 세 차례 금리를 올렸던 JT저축은행은 지난달 29일 전격적으로 수신 상품 금리를 낮췄다. 마지막으로 금리를 올린 지 일주일도 안돼서다.
 
JT저축은행은 접근성이 좋은 비대면 상품 위주로 금리를 조정했다. 만기 12개월 이상 비대면 정기예금 상품 금리를 기존 2.35%에서 0.45%포인트 인하한 1.9%로 내렸다. 비대면 회전정기예금 금리도 2.45%에서 2%로 하향했다. 다만 일반 정기예금의 경우 1.8%에서 0.1%포인트 인상해 상품 간 균형을 맞췄다.
 
우리저축은행은 전날 만기 12개월 이상 비대면 정기예금 상품 금리를 기존 2.1%에서 0.3%포인트 하향한 1.8%로 제공하기로 했다. 1년 만기 일반 정기예금 상품 금리도 2%에서 1.7%로 낮췄다.
 
키움YES저축은행도 지난 5일 금리를 내렸다. 키움YES저축은행은 만기 12개월 이상 비대면 SB톡톡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를 2.26%에서 0.16%포인트 내린 2.1%로 조정했다. 인터넷뱅킹 전용 정기예금 상품 금리도 기존 2.15%에서 2.1%로 하향했다.
 
이처럼 저축은행들이 다시 수신 금리를 다시 내리기 시작한 데는 시중 자금이 예상보다 빠르게 저축은행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앞서 저축은행들은 최근 카카오게임즈 등 공모주 청약 열풍으로 저축은행 계좌에서 수천억이 빠져나가면서 자금 이탈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예대율 규제로 고객이 맡긴 예금의 110%까지만 대출을 내줄 수 있는데 예금이 이탈하면 추가 대출을 집행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저축은행들은 자금 이탈을 막고자 예금 금리를 급격하게 올렸고, 고금리에 매력을 느낀 시중 자금이 몰렸다.
 
일부는 공모주 배정을 못 받은 환불금이 다시 저축은행으로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저축은행들이 금리를 올리는 데는 공모주 청약 열풍이 반영됐다""자금이 이탈하다 보니까 대형 저축은행들이 먼저 금리를 올려 예대율을 맞췄고, 그 여파로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연이어 다른 저축은행들도 올린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공모주 청약 열풍이 잦아들고 수신고가 확보되면 다른 저축은행들도 연이어 금리를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고금리 수준의 예금 고객이 급격하게 늘면 예대마진이 악화할 수 있는 점도 한 이유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공모주 청약이 끝나면 다시 수신고가 들어오고 여유가 생기면 모든 저축은행이 금리를 낮출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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