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로 내몰린 이스타 직원들 "정부·여당 나서야"
"말로만 고용유지…부당 해고 묵인 멈춰야"
사측 "임직원 생존권 사수 위한 최후의 선택"
2020-09-08 12:34:13 2020-09-08 12:34:13
[뉴스토마토 최승원 기자] 이스타항공 조종사노동조합이 청와대 앞에서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정부·여당을 규탄했다. 이스타항공이 임직원 605명에 정리해고를 통보한 가운데 정부의 중재와 이스타항공 실소유주인 이상직 의원이 속한 더불어민주당에 사태 해결을 촉구한 것이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8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고용노동부는 이스타항공 경영진의 비도덕적이고 부당한 정리해고 계획을 사실상 묵인했다"며 "말로만 고용유지를 외칠 것이 아니라 정부·여당이 직접 나서서 대량해고 사태를 해결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와 공공운수노조가 8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이스타항공 인력감축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최승원 기자
 
이어 "집권당 소속의 의원이 오너인 기업에서 오히려 극악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의원들은 모두 쉬쉬하면서 사실상 이상직 의원을 감싸고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스타항공의 창업주다. 이스타항공의 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는 이 의원의 딸과 아들이 지분 100%를 소유했었는데, 지난 6월 자녀 증여 논란 등으로 비판을 받자 이 의원은 "이스타항공 지분 모두를 회사 측에 헌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스타항공은 전날 임직원 600여명에 대한 정리해고 명단을 확정 짓고 이를 통보했다.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M&A) 무산 이후 새 인수자를 찾기 위한 '몸집 줄이기' 일환이다. 정리해고 시점은 다음 달 14일이다.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는 담화문에서 "인력감축 없이 더 이상의 시간을 지체할 경우 회사는 1~2개월도 버티기 쉽지 않다"며 "이번 인력조정은 임직원들의 생존권 사수를 위한 최후의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노조는 대량 정리해고를 막을 수 있었다고 반박했다. 노조는 "무급 순환휴직을 통해 정리해고를 막을 수 있었는데, 경영진은 이를 전혀 검토하지 않았다"며 "사모펀드와의 매각 협상 과정이나 내용에 대해 철저히 숨기며 구조조정을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정리해고가 노조 활동을 탄압하려는 의도라고도 보고 있다. 노조는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 집행부 전원과 조합원 대다수가 구조조정 명단에 포함됐다"며 "이는 노조의 규탄 활동을 제한하려는 의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스타항공 측은 앞서 사측이 무급휴직을 먼저 제안했지만, 되려 노조가 반대했다고 주장한다. 무급휴직이 거절된 이후 재매각 협상을 위한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구조조정 대상 선정 또한 직위 구분 없이 평가 기준에 의해 정했다는 입장이다.
 
한편 이스타항공은 이르면 이달 말 우선협상 인수 기업을 선정하고 10월 중 M&A에 재돌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인수 의사를 나타낸 곳은 기업 4곳과 사모펀드(PEF) 등을 포함한 10여곳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은 "매각 주관사를 선정하고 매각 성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승원 기자 cswon8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