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대형항공사보다 휴가철 승객 많았지만 '한숨'만…왜?
지난달 여객기 탑승객 1~3위 모두 LCC
"국내선으로 몰렸을 뿐…수익성은 참담"
2020-09-02 14:38:33 2020-09-02 14:38:33
[뉴스토마토 최승원 기자] 지난달 저비용항공사(LCC)들의 탑승객 수가 대형항공사(FSC)를 뛰어넘었다. 탑승객 수는 대형사를 제쳤지만 LCC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공격적인 국내선 증편 경쟁으로 수익성은 바닥을 쳤기 때문이다.
 
2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탈과 한국공항공사 항공통계에 따르면 8월 국적 항공사 중 여객 수송(국내·국제선) 실적 1~3위는 모두 LCC가 차지했다. 진에어가 109만1916명을 실어나르며 1위를 기록했고, 제주항공(96만8962명)과 티웨이항공(95만6503명)이 뒤를 이었다. 아시아나항공(90만3419명)과 대한항공(83만2562명)은 각각 4·5위를 기록했다.
 
휴가철을 맞은 지난달 19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내선 청사 주차장이 많은 차량으로 인해 꽉 차있다. 사진/뉴시스
 
"수송 실적 역전, 당분간 이어질 듯"
 
LCC가 FSC의 탑승객 수를 역전한 것은 이례적이다. FSC들의 여객기 보유 대수가 월등히 앞서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 공공데이터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국적 항공사들의 전체 여객기 대수인 307대 중 대한항공(131대)과 아시아나항공(72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66%다. 여객기 보유 대수는 좌석 공급량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그동안 LCC들이 FSC를 이기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이번 수송 실적 역전은 코로나19 여파로 국제선이 셧다운되고 국내선으로 여객 수요가 몰리면서 가능했다. 올 7월 처음으로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등 LCC가 각각 국내·국제선 여객 수 1, 2위를 차지한 이후 지난달 LCC와 FSC 간의 탑승객 수 격차는 더 벌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2분기부터 LCC들이 국내선 노선을 공격적으로 증편한 점과 휴가철 성수기 수요가 맞물려서 탑승객 수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LCC에 비해 국내 노선 증편에 적극 나설 수 없던 점도 영향을 미쳤다. 평소 국제선 비중이 큰 FSC가 갑작스럽게 국내선을 증편하기에는 슬롯 부족 등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슬롯은 공항 내 시간당 항공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횟수다. 국내 LCC들이 최근 제주, 여수, 양양, 김포, 울산 등 다양한 노선에 신규 취항한 반면 FSC가 운영할 수 있는 국내선은 제주·김해 노선 등으로 비교적 제한적이다.
 
FSC 관계자는 "최근 활발하게 국내 노선을 확보한 LCC들의 탑승객 수 우위는 지속될 것"이라며 "FSC 입장에서 탑승객 수를 확보하려면 해외 노선이 살아나야 하는데, 코로나19 상황이 눈에 띄게 나아지지 않는 이상 회복은 빠른 시일 내엔 힘들 것"이라며 이라고 내다봤다.
 
출혈경쟁에 웃지 못하는 LCC
 
다만 LCC들은 국내선만으로 수익성을 높이긴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당초 항공사 매출의 70~80%를 차지하는 국제선과 달리 국내선은 기본운임이 낮다. 여기에 LCC 간 출혈경쟁도 심해져 실적 개선은 더 힘든 상황이다.
 
한 LCC 관계자는 "국내선 공급이 수요를 크게 웃도는 상황"이라며 "고정비 지출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운항을 할 뿐, 많이 탄다고 많이 벌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정된 국내 노선에 여객기가 몰리는 만큼 탑승률도 저조하다. 국내선 탑승률은 지난달 초 성수기 효과로 제주도를 비롯한 대부분의 노선이 90% 중반대를 기록했지만, 이후 점차 떨어져 최근엔 평균 50%대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각종 고정비와 운행 비용을 고려해 통상 탑승률 70%를 손익분기점으로 보는 만큼 사실상 수익성은 마이너스인 셈이다.
 
아울러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항공권 예약 취소 사례도 늘고 있어 상황은 더 안 좋다. 일별 환불액 규모도 항공사 별로 적게는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1억원을 웃도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최근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고려하면서 LCC의 걱정은 더 커지고 있다. 거리두기 3단계가 시행될 시 전국적으로 이동이 어려워지는 만큼 남은 국내선 수요마저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승원 기자 cswon8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