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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송파·강남도 배달수수료↑…수요 폭증하는데 공급 확대 더뎌
2020-09-01 16:53:17 2020-09-01 16:53:17
[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면서 배달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생각대로 노원지사에 이어 생각대로 송파·서초·강남 등이 다른 지사들도 배달수수료를 올렸다. 생각대로뿐만 아니라 요기요익스프레스나 일부 중소배달대행사에서도 수수료를 인상한 곳이 있었다. 소상공인들은 결국 모든 배달대행사들이 수수료를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1일 배달업계에 따르면 지역배달대행사들이 곳곳에서 배달수수료 인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생각대로 노원지사는 지난달 30일 기본 배달수수료를 3000원에서 3500원으로 올렸다. 이날부터 생각대로 송파지사는 3500원에서 4500원으로, 서초지사는 3300원에서 4000원으로, 강남지사는 3500원에서 4500원으로 인상된 배달수수료를 적용했다. 이 밖에도 수도권 각 지역에 분포한 지역배달대행사들이 가맹점들에 인상된 수수료를 통보했다. 
 
배달 앱 등장 전과 후 배달 산업 구조. 그래픽/뉴스토마토
 
지역배달대행사들은 수요와 공급 불균형이 수수료를 올릴 수밖에 없는 배경이라고 설명한다. 코로나19로 수요는 폭증하는데 배달 라이더 공급은 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배달대행사들은 이런 상황에서 라이더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조금이라도 더 비싼 배달비를 제시해야만 한다고 말한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올해 배달 수요는 특히 많이 늘었다. 와이즈앱·와이즈리테일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주요 배달앱에서 결제된 금액은 약 6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결제금액인 7조1000억원과 유사한 수준이다.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며 이는 더 심해졌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지난 주말인 8월 29일에서 30일 사이 배달의민족 주문수는 바로 전 주인 22일~23일보다 8.8% 증가했다. 매장 내 취식이 어려워진 커피 등 디저트류의 주문은 15.3%로 크게 늘었다. 
 
바로고도 8월 마지막 일요일이었던 30일 하루 동안 바로고 플랫폼으로 접수된 주문 건수는 약 57만5000건으로 7월 마지막 일요일(26일)보다 25.8% 늘었다고 했다.
 
반면 라이더 수급은 녹록지 않다. 바로고는 7월 말과 8월 말을 기준으로 비교했을 때 주문 건수는 25.8% 느는데 배달은 수행한 라이더는 7.9%밖에 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바로고는 최근 5000명의 라이더를 추가로 모집한다는 공고를 낸 바 있다. 각 지역배달대행사에서 라이더 모집에 어려움을 겪자 본사 차원에서 대신 홍보를 해준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바로고가 라이더 5000명 추가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현재 하루에 150명 정도밖에 늘고 있지 않다"며 "목표치를 채우려면 매일 몇백 명씩 들어와야 하는데 상황이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배달의민족도 라이더 부족 현상을 해결하고자 지난 7월 말, 배민라이더스 1000명을 추가 모집했다. 
 
배달수수료 상승에 소상공인들의 시름은 깊어졌다. 코로나19로 사업을 유지하기도 힘든데 배달수수료까지 늘어 부담이 가중됐다. 일부 시장상황을 이해는 하지만 코로나19로 힘든 이 상황에 배달수수료를 올려야 했냐는 불만도 나왔다. 김종백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팀장은 "배달이 그렇게 많이 남는 구조가 아닌데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배달의존도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배달수수료가 더 올라가 다들 힘드시다"고 토로했다. 
 
식당을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은 가장 먼저 수수료를 올린 생각대로 노원지사가 첫 총대를 맨 것뿐이며 다른 배달대행사도 곧 수수료를 올릴 것이 자명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자신들은 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배달수수료는 각 지역배달대행사와 가맹점인 식당이 지역 시세 등을 따져 협의해 결정하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배달대행업체는 그 수도 무수히 많고 각자 다른 수수료를 매기기 때문에 묶어서 대응할 수 없다"며 "배달대행은 정부 규제에서도 사각지대에 놓여있고 주목을 잘 하지도 않는다"며 한숨 쉬었다. 
 
결국 수수료 상승분은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 배달수수료 상승분을 가맹점만 부담하는 것은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생각대로 노원지사는 지난달 30일 실제 코로나 할증 500원 적용 공문에서 "배달팁을 소비자들에게 부담시키는 방법으로 권유를 드리고 싶다"고 했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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