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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걸스부터 방탄소년단까지'…한국 가수들의 빌보드 도전사
2020-09-01 16:54:05 2020-09-01 16:54:30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한국 가수 최초로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 '핫100' 정상에 올랐다.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 200' 정상에 네 번 오른데 이어 또 다시 K팝 역사에 남을 대기록이다.
  
'핫100'과 '빌보드200'은 어떤 차트?
 
빌보드차트는 1894년 미국 신시내티에서 창간된 음악잡지 '빌보드'가 1930년대부터 발표한 대중음악 지표다. 초기 팝, 리듬 앤 블루스, 컨트리 앤 웨스턴 세 장르 부문으로 나눠 인기 음악을 발표하다 1958년부터 장르에 상관없이 정식 순위를 책정해왔다. 
 
디지털 다운로드가 늘어나던 1991년부터 실물 앨범 판매량을 집계하던 종전 방식을 탈피했다. 미국 음반 판매량 집계회사 닐슨사운드스캔의 앨범 판매 조사량과 현지 방송사의 방송횟수 등 산정 방식을 도입했다. 스트리밍 시장이 본격화된 2010년대 후반에 접어 들면서는 음원 판매량과 스트리밍 수치, 유튜브 조회수 등도 합산해 반영하고 있다.
 
대중음악 각 장르별 수십종의 차트를 매주 발표한다. 이 중 방탄소년단이 모두 정상에 오른 '핫100'과 '빌보드200'는 메인차트로 불린다.
 
'핫 100'은 모든 장르의 싱글을 대상으로 한 차트다. 주간 단위 싱글 음반 판매 수치와 디지털음원 판매를 음반 판매로 환산한 수치, 라디오 방송 횟수 등을 종합해 결정한다. 곡의 대중적 인기가 차트 순위에 결정적 척도가 되기에 앨범차트인 '빌보드 200'보다 순위권에 들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역대 빌보드 '핫100' 1위에 가장 많은 곡을 올린 뮤지션은 전설적인 밴드 비틀스다. 도합 20곡을 이 차트에 올렸다. 지난해 미국 신예 가수 릴 나스 엑스는 곡 'Old Town Road'으로 이 차트에서 가장 오랜 기간 1위를 기록한 가수가 됐다.
 
'빌보드200'은 모든 장르의 앨범, EP 판매량을 총망라한 차트다. 2000년대 이후 음반 시장이 위축되면서 그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약화됐지만 여전히 전 세계 앨범의 인기를 가늠하는 주요 척도로 꼽힌다. 빌보드 앨범 차트는 '전통적인 앨범 판매량'(traditional album sales)'과 '디지털음원 판매량 환산 음반 판매량(Track equivalent albums·TEA)', '스트리밍 횟수 환산 음반 판매량(Streaming equivalent albums·SEA)' 등을 종합해 결정된다. 음원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현재는 스트리밍 1500회, 다운로드 10회를 음반 1장을 판매한 것으로 간주해 집계하고 있다. 때문에 최근에는 일부 아이돌 팬덤의 '음원 총공' 등 잘못된 음원 소비행태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이 논란으로도 지적되고 있다.
 
역대 '빌보드 200'의 대표 기록으로는 945주(18년) 동안 이 차트에 오른 핑크 플로이드의 명반 'The Dark Side of the Moon(1973)'이 있다. 마이클 잭슨은 'Thriller(1982)'로 최장기간 1위에 오른 아티스트로 기록되고 있다.
 
미국 땅을 밟고 있는 영국 전설적인 록 그룹 비틀스. 사진/위키피디아
 
한국 가수들의 빌보드 도전사
 
한국 대중음악은 1990년대부터 빌보드와 본격 인연을 맺었다. 빌보드 한국특파원을 지낸 팝칼럼니스트 1호이자 래퍼 타이거JK의 아버지인 서병후(1942~2014)씨가 다리 역할을 한 것이 계기다.
 
'한국 록의 대부' 신중현을 필두로 서태지와 아이들, 시나위, 김목경 등이 당시 빌보드의 주목을 받았다. 2001년에는 가수 김범수의 히트곡 '하루'의 리메이크 버전 'Hello Goodbye Hello'가 '핫 싱글스 세일스' 차트 51위에 오르면서 본격 서막이 올랐다.
 
2009년부터는 2세대 한국 아이돌 그룹의 해외 시장 공략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2009년 원더걸스는 JYP 수장 박진영의 지원을 업고 'Nobody'로 싱글차트 '핫100' 76에 처음으로 입성했다.
 
이후 2012년 한국가수로는 싸이가 '강남스타일'과 '젠틀맨'으로 각각 이 순위 2위, 5위까지 오른 적 있다. 
 
방탄소년단은 이번에 정상에 오른 'Dynamite'를 필두로 총 12곡을 올렸다. '온(4위)', '작은 것들을 위한 시(8위)', '페이크 러브(10위)'  등 '톱10'에 든 곡만 4곡이다. 이밖에 '아이돌(11위)', '마이크 드롭 리믹스(28위)', '블랙스완(57위)', 'DNA(67위)', 'Make it right(76위)' 등이 '핫100'에 진입했다.
 
국내에서 '빌보드 200'의 문을 처음으로 연 가수는 '아시아의 별' 보아다. 2009년 미국 정규앨범 '보아'로 이 차트 127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소녀시대 유닛(소그룹) 태티서, 빅뱅과 2014∼2015년 투애니원, 소녀시대, 엑소 등이 이 차트에 진입했지만 주로 100위권대에 그쳤다. 지난해부터는 슈퍼엠(1위)과 몬스타엑스(5위), NCT127(5위) 등이 상위권에 올랐다. 
 
방탄소년단은 2018년 6월 LOVE YOURSELF 轉 ‘Tear’를 시작으로 2018년 9월 LOVE YOURSELF 結 ‘Answer’, 2019년 ‘MAP OF THE SOUL : PERSONA’, 올해 3월‘MAP OF THE SOUL : 7’까지 4개의 앨범을 올렸다. 약 1년 9개월의 기록으로 비틀스(1년 5개월) 이후 최단 기간 기록을 세웠다.
 
최근 K팝 걸그룹 최고 성적을 내고 있는 그룹은 블랙핑크다. 지난해 4월 발표한 앨범 'Kill This Love'는 '빌보드200' 24위, 동명의 타이틀곡은 '핫100'에서 41위를 기록했다. 지난 6월 공개한 'How you like that'은 '핫100' 33위에 올랐다.
 
2018년 그래미 뮤지엄이 주최한 '방탄소년단과의 대화' 행사에 참석한 방탄소년단.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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