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유연 기자] 코로나19 확산 이후 첫 명절인 추석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명절 선물 풍속도가 바뀌고 있다. 감염병 예방을 위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방역 물품으로만 이뤄진 ‘위생 선물세트’가 새롭게 등장하는가 하면 유통업계 전반에 비대면 서비스가 강화됐다.
25일 오후 서울 공덕동의 한 대형마트. 입구에서부터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수칙과 소독 등의 안내 문구가 곳곳에 부착돼 있었다. 마스크를 쓴 직원들과 10여 명 안팎의 손님이 매장을 지키고 있었다. 추석 명절을 한 달 정도 앞두고 있지만 이날 대형마트는 적막감이 감돌 만큼 한산했다.
‘추석 대목’ 잡기에 사활을 걸었던 유통업계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다시 비상이 걸렸다. 판매 직원은 "서울에서 다시 코로나19가 퍼지고 있어 손님이 끊기는 속도도 더욱 빠른 것 같다"면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손님에게 다가가기도 부담스러워 최대한 간격을 유지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장을 보던 주부들은 역대급으로 길었던 장마에 폭염까지 더해지면서 치솟은 농산물 가격을 보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채소를 장바구니에 넣었다가 다시 매대에 반품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주부 최모 씨는 "채솟값이 가장 싼 여름임에도, 나물 반찬 하기가 부담스러울 정도"라며 "추석을 앞두고 가격이 더 오를 텐데 정말 큰일이다"라고 토로했다.
서울 공덕동의 대형마트에서 판매 중인 위생용품 세트. 사진/뉴스토마토
코로나19로 명절 선물세트 구성도 달라졌다. 고품질 농수산물 수급이 어려워지다 보니 가공식품을 활용한 선물세트 비중이 높아지고 손소독제, 손세정제, 핸드워시, 마스크 등이 포함된 위생용품 세트가 새롭게 등장했다. 각종 비타민과 홍삼 등 건강 식품 구색도 강화했다.
가정간편식, 라면 등의 비중도 눈에 띄게 늘었다. 차례상을 대신할 수 있는 가정간편식 제품이 늘고, 외식 대신 간편식 등을 이용해 집에서 즐기려는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체들도 이를 대비해 생산량을 늘리고 프로모션 등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면서다.
백화점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날 서울 을지로의 롯데백화점의 패션, 뷰티, 의류 매장에는 쇼핑을 즐기는 고객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매장에서 상품을 둘러보는 고객들도 오랜 시간 동안 상품을 둘러보기보다는 원하는 상품을 빠르게 구매하고 떠나는 모습이었다.
지하 식품관도 평소보다 한산했다. 시식 매대 상당수가 영업을 하지 않고 있었다. 계산대에 길게 늘어선 줄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추석을 앞두고 활발하게 진행하던 판촉 행사도 볼 수 없었다.
직원들 역시 코로나19 재확산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백화점 판매 직원은 “한 달 전쯤부터 매출이 회복되는가 싶었지만, 이달 중순부터 다시 떨어지고 있다. 주말 매출이 (지난해 같은 주 대비) 30% 정도 줄었다”라고 말했다.
쇼핑을 하러 온 박모 씨는 "필요한 물건이 있어 나왔는데 평소와 달리 한산하다"라며 "마스크를 쓰고 있어 제품을 직접 시식해보기 어려워 빨리 상품을 구매한 후 집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다"라며 발걸음을 옮겼다.
이렇다 보니 백화점업계는 사전 선물세트 물량과 비대면 배송 서비스를 늘려둔 상황이다.
롯데쇼핑 통합 쇼핑 앱 롯데ON은 26일부터 추석 사전 예약을 시작한다. 온라인 주문이 늘어날 것을 예상하고 다중 배송 서비스도 선보인다. 현대백화점은 9월 7일부터 온라인몰 '더현대닷컴'에서 추석 선물 세트 판매에 나선다. 현대백화점은 온라인 전용 선물 세트 물량을 작년 추석 때보다 30% 정도 늘렸다. 또 예약 판매 기간도 지난해 대비 10일 정도 앞당겼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온라인몰 'SSG닷컴'을 통해 판매하는 온라인 전용 상품을 작년 추석 대비 70% 더 많이 준비했다.
백화점 관계자는 "올 추석은 예년과 달리 고향 방문 대신 온라인 선물로 대체하는 고객이 상당할 것으로 보고 사전예약 선물세트 물량을 지난해보다 30%가량 늘렸다"라고 말했다.
서울의 대형마트에서 판매 중인 건강기능식품. 사진/뉴스토마토
김유연 기자 9088y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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