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원 기자] 대한항공의 송현동 매각 계획이 서울시의 공원화 계획과 충돌해 지지부진한 가운데, 국민권익위원회가 중재에 나섰다. 비록 이날 중재 회의는 별다른 소득 없이 끝났지만 권익위가 협상을 위한 물꼬를 터준 만큼 수개월 간 이어진 대한항공과 서울시의 갈등이 타협점을 찾을 것이란 기대가 커진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민권익위원회는 이날 오전 대한항공과 서울시 관계자 출석 회의를 열고 송현동 부지 매각을 위한 중재 회의를 했다. 이는 앞서 대한항공이 지난 12일 권익위에 송현동 부지 관련 서울시의 일방적 지구단위계획변경안 강행을 막아달라는 의견서를 제출한 데에 따른 권익위의 대응으로 풀이된다. 대한항공은 이 밖에 지난 6월에도 서울시의 문화공원 추진 계획으로 송현동 매각 절차에서 피해를 봤다며 고충민원을 제기한 바 있다.
대한항공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지난 6월 서울시청 앞에서 송현동 부지 자유경쟁 입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다만 이날 회의에선 별다른 타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익위 관계자는 "이날 회의에선 그동안 송현동 부지 매각 관련한 사실관계 확인 절차만 진행됐을 뿐, 타협점이나 추후 협상 일정 등은 정해진 바 없다"며 "담당 조사관 판단하에 추가 자료가 필요하다면 양측에 건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권익위의 권고나 의견이 강제성은 없지만, 대한항공과 서울시 간의 협상 물꼬를 틀 기회로 보고 있다. 최근 서울시가 송현동 부지 매각금을 기존 책정액인 4670억원보다 높은 금액으로 구입하겠다고 제안하는 등 타협점에 도달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앞서 오는 26일 열리는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대한항공의 송현동 부지를 특별계획구역에서 문화공원으로 변경하는 내용을 상정할 예정이었지만 이마저 연기했다. 업계는 서울시가 대한항공과의 협상을 고려해 잠정 연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은 서울시와의 송현동 부지 매각대금 협상이 유일한 선택지인 만큼 이번 권익위 중재에 신중한 자세로 임하고 있다. 앞서 대한항공이 서울시가 아닌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자산매각 프로그램을 통해 송현동 부지 매각을 진행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지만, 기한 마지막 날인 이날 대한항공은 캠코 프로그램 신청 계획이 없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캠코를 통한 자산 매각 변수가 없어진 이상 빠른 시일 내에 매각을 위해선 서울시와 손을 잡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서울시로부터 용납할 수 있는 매각대금을 빠른 시일 내에 받아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며 "최근 화물기 운용을 통해 영업이익을 내긴 했지만, 코로나19 여파가 언제까지 지속될 지 모르는 상황에 현금확보가 시급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지난 6월 코로나19 발 경영난 극복을 위해 송현동 부지 매각을 추진했지만, 당초 입찰참가의향서를 냈던 업체 15곳 중 단 1곳도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서울시가 해당 부지의 공원화 계획을 내세우면서다. 이에 제대로 된 가치 평가를 받지 못한 대한항공은 권익위에 "서울시의 매각 방해 시도에 위법성이 있다"며 권익위에 의견서를 제출하는 등 서울시와 기 싸움을 벌여온 바 있다.
최승원 기자 cswon8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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