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남은 공매도 금지 시한…"기울어진 운동장" 지적에 커지는 폐지 목소리
국민 10명중 6명 공매도 반대…당국, 의견수렴 토론회 개최…제도 유지 찬반 치열
입력 : 2020-08-13 19:00:00 수정 : 2020-08-13 19:00:00
[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공매도 한시적 금지 기한이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사실상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에게만 허용되는 공매도 제도에 대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며 재개 반대를 주장하고 있다. 13일 열린 공매도 재개 관련 공개 토론회에서도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9월15일부터 금융당국이 한시적으로 금지한 공매도 거래가 재개된다. 공매도는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의 주식을 빌려서 팔고, 실제 가격이 하락하면 싼 값에 해당 주식을 사들여 차익을 내는 투자 기법이다. 주가가 떨어져야 수익이 발생하는 만큼 하락이 예상될 때 공매도 거래가 늘어난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주식시장 안정을 위해 6개월간 공매도를 금지해 왔다. 업계에서는 공매도 금지 덕분에 주식시장의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는 평가다. 코로나19 충격으로 인한 폭락장에 개인투자자들이 증시를 떠받쳤다는 것이다.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회복 단계를 밟고 있는 증시가 다시 고꾸라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공매도가 재개되면 개인투자자들이 증시 자금을 빼가는 '엑소더스'를 부추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같은 공매도 반대에 대한 기세는 최근 더욱 거세졌다. 청와대 홈페이지에 '공매도' 키워드와 연관된 국민청원은 3000건을 넘어섰다. 대부분 공매도 폐지에 대한 요청이다.
 
반면 업계에서는 공매도 거래 재개가 증시에 주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개별주식선물을 매도하는 것이 주식의 미래가치 하락을 대응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여론조사에서도 공매도 제도를 폐지하거나 금지기간을 연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절대적으로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공매도 제도 존속 여부를 조사한 결과 공매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응답이 3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금지기간을 연장해야 한다는 응답이 25.6%, 공매도를 재개해야 한다는 답변은 15.7%에 그쳤다.
 
이는 공매도에 대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인식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응답자 중 71.5%가 공매도로 개인투자자에게 피해가 집중된다는 데에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우 공감한다'는 의견이 전체의 43.1%로 가장 높았으며 '다소 공감한다(28.4%)'가 그 뒤를 이었다.
 
 
이날 거래소가 주최한 공매도 제도 관련 토론회에서도 찬반 의견이 쏟아졌다. 금융당국은 이번 토론회를 비롯해 내달 공청회를 통해 의견수렴을 거치겠다는 입장이다.
 
공매도 제도를 찬성하는 쪽에서는 가격 발견과 유동성 공급이라는 순기능을 강조했다. 공매도는 가격하락 요인을 즉각 반영해 주가가 지속 하락하는 것을 방지하고 변동성을 완화하는 기능을 한다는 것이다. 
 
고은아 크레딧스위스 상무는 "지수 산출기관 입장에서 공매도 금지가 코로나로 인한 다급한 상황이 아니라 다른 상황으로 장기화된다면 한국의 마켓 구분을 다른 마켓으로 조정한다거나 이머징 마켓 안에서도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을 낮춘다든가 하는 것을 고려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반면 공매도의 부정적 기능에 대한 의견도 거세다. 증시 변동성이 클 때 투기적 공매도가 쏟아져 주가 하락을 가속화할 우려가 있고, 특히 개인에게 공매도 기회가 제한되는 것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지적이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신용이 부족한 개인투자자의 공매도 참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개인이 공매도를 하기 위해서는 증권사를 통해 '대주거래'를 해야 하는데 대여종목과 기간이 제한되고 거래비용이 높아 거래가 활발하지 못하다.
 
김상봉 한성대학교 교수는 "시장의 유동성이 충분하고 변동성도 생각만큼 높지 않다"며 "이번 조치로 인해 시장에서 주식을 산 것은 국내 개인투자자"라고 말했다. 그는 "유동성을 가지고 국내 기업을 개인들이 사고 있는데, 만약 공매도가 재개되면 부동산이 들썩이거나 아니면 해외로 다시 돈이 빠져나갈 것"이라며 "공매도 금지는 내년까지 연장하고 제도도 점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13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공매도의 시장영향 및 바람직한 규제방향'에 대한 토론회가 개최됐다. 사진/한국거래소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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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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