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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정권 쳐다보는 해바라기 되지 말라"
보직변경 신고식서 "조직이기주의자가 돼서도 안 돼" 강조
2020-08-10 17:47:33 2020-08-10 17:47:33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0일 검찰 고위 간부 인사 대상자에게 "정권을 쳐다보는 해바라기가 되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날 오후 진행된 검사장 보직변경 신고식에서 추미애 장관은 "권력이나 조직이 아닌 오로지 국민만을 바라보고 검찰의 미래를 설계해 주길 바란다"며 "인권의 보루로서의 검찰 본연의 역할이란 원점에서 다시 출발하는 것이 진정한 개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 법 집행에 대한 이중잣대 등으로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이미 크게 떨어져 있다"며 "법을 집행하는 검찰은 공정성과 중립성을 파괴하는 말과 행동은 삼가고, 형사사법 정의 실현을 위해 오로지 진실과 정의만을 따라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반대로 법 집행의 대상자가 된 경우에도 특권 의식을 모두 내려놓고 신독의 자세로 스스로 엄정해야만 그나마 잃었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현재의 정권뿐만 아니라 앞으로서의 정권을 쳐다보는 해바라기가 돼서는 안 될 것"이라며 "그렇다고 검찰 조직의 이해득실만 따지는 조직이기주의자가 돼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추 장관은 "일선에서 인권 중심으로 변화하는 검찰을 국민이 온몸으로 체감할 수 있도록 새로운 형사사법제도 시행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도 주문했다.
 
이에 대해 "저는 검찰이 권한은 가지되 직접 수사를 스스로 지양해야 한다는 원칙을 일찍이 피력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현재 입법 예고된 직접 수사 범위도 과도기적인 것"이라며 "앞으로 경찰의 수사 역량이 높아진다면 우리는 수사를 더 줄여나가고, 종국에는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검·경수사권 개혁과 관련해서는 "제가 가장 심혈을 기울인 것은 수사 준칙 부분"이라며 "수사 준칙에 심혈을 기울였던 것은 검찰이 수사를 내려놓게 되는 미래를 상정할 때 보완 수사, 재수사를 통해 공소관으로서 검사가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추 장관은 "검찰 업무의 모든 단계에서 범죄 피해자를 비롯한 사회적 약자를 위해 개선해야 할 사항은 없는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실천해 주시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추 장관은 "검찰 본연의 역할은 공정하고 정의로운 검찰권을 통해서 행사함으로써 국민이 안심하고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며 "특히 여성, 아동, 저소득 계층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범죄에 엄정히 대처해 국민에게 믿음을 심어줘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법무부는 오는 11일자로 대검검사급 검사 26명에 대한 신규 보임·전보 인사를 단행한다고 지난 7일 발표했다. 이번 신규 보임 대상은 고등검사장급 2명, 검사장급 2명 등 8명, 전보 대상은 18명이다.
 
법무부의 검사장급 이상 인사가 발표된 7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경기 과천시 법무부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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