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인수 없는 재실사 없다"…아시아나 M&A 난기류
"재실사, 인수 전제로만 가능"
이동걸 회장 "결정 미룰수 없는 결단의 시점"
입력 : 2020-08-03 16:36:02 수정 : 2020-08-03 16:36:02
[뉴스토마토 최승원 기자] 아시아나항공 매각딜을 놓고 HDC현대산업개발과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기싸움이 팽팽하다. HDC현산이 재실사 요청을 한 것에 대해 채권단이 사실상 거부 의사를 표하면서 인수계약은 여전히 난항에 빠진 모양새다.
 
3일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이날 온라인으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관련해 "HDC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재실사는 인수 전제로만 가능하다"며 "HDC현산의 재실사 요청은 통상적인 인수·합병(M&A) 절차에서 과도한 수준의 요구"라고 말했다. 이는 HDC현산이 금호산업과 채권단에 추가적으로 12주간 아시아나항공 재실사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한 데에 따른 답변이다. HDC현산은 앞서 그동안 거래 종결 선행 조건이 미충족됐고, 코로나19 여파로 재무상황이 악화됨에 따라 채권단에 계약 재실사를 요구했다. 
 
3일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관련해 "HDC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재실사는 인수 전제로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사진은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에서 아시아나항공기가 이륙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는 채권단이 HDC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 진정성을 확인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앞서 채권단의 수차례 대면 협상 요청에 응하지 않고 금호산업과 자료 공방 등만 벌이며 책임 회피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채권단은 거래 종결을 위해 유선 연락 등 지속적 대면을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HDC현산은 일절 응하지 않았다"며 "진정성이 없어 거래 종결을 지연시키려는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선 이날 채권단의 발표가 HDC현산의 태도를 적극적으로 바꾸긴 힘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HDC현산의 재실사 요구는 인수자 입장에서 자신이 인수할 기업을 다시 들여다보겠다는 입장인데, 여기에 인수 자체를 전제로 하라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며 "인수딜 불발 시 기안기금을 통해 아시아나항공을 지원하겠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도 HDC현산의 인수 포기에 따른 짐을 덜어주는 격"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의 인수딜 무산 시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최대한 쏟아부어 경영정상화에 나설 것"이라며 인수계약이 불발될 경우에 대한 대비책도 내놨다. 이어 경영안정화 이후 분리매각의 가능성도 열었다. 채권단은 "분리매각은 시장 상황을 고려해 적극적으로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은 사실상 HDC현산이 인수계약에 대한 결단을 내려야 하는 막바지 단계로 보고있다. 이날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코로나로 인한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채권단은 협조하는 게 맞다는 취지에서 많은 노력을 했다"며 "이제는 결정을 미룰 수 없는 결단의 시점이 왔다"고 말했다. 
 
M&A 거래 종결을 위한 선행 요건 충족 여부를 두고도 금호산업·채권단과 HDC현산의 입장은 상반되는 상황이다. 금호산업과 채권단은 거래 종결을 위한 선행 요건은 기업결합심사를 마지막으로 모두 충족됐다는 설명이지만, HDC현산은 "계약상 진술 및 보장이 중요한 면에서 진실, 정확하지 않고 명백한 확약 위반 등 거래종결의 선행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일각에선 이날 채권단의 입장 표명에 앞서 채권단이 HDC현산의 재실사 요구에 '역제안'을 할 것이란 예측도 나왔다. 재실사 전면 거부시 향후 HDC현산이 채권단의 재실사 거부를 빌미로 인수계약 파기의 책임을 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M&A 무산시 HDC현산 측이 선입금한 계약금 2500억원을 둘러싸고 양측의 소송전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승원 기자 cswon8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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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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