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증권업계가 상반기 코로나19발 충격에도 호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학개미'로 일컬어지는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대거 뛰어들면서 거래대금이 크게 늘어나는 등 리테일 수익이 증가한데 따른 영향이다. 다만 사모펀드 관련 리스크가 여전히 남아있는 만큼 하반기 실적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과 KB증권, 하나금융투자, 현대차증권, 교보증권 등 현재까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증권사 대부분은 시장 컨센서스를 뛰어넘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NH투자증권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지배)은 2295억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113.8% 증가했다. 옵티머스 펀드 환매중단사태에도 불구하고 위탁매매(브로커리지) 부문 호조와 상품운용손실이 회복하면서 견조한 실적을 유지한 것이다.
KB증권은 올해 2분기 작년보다 62.67% 오른 1515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으며, 반기·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한 하나금융투자의 순익은 1258억원으로 39.2% 늘었다. 현대차증권의 순이익은 286억원으로 5.9% 감소했지만 지난해 반영된 일회성 비용(동탄센터포인트몰 매각 200억원)을 제외할 경우 역대 분기 최대 수준이다. 같은 기간 교보증권의 순익은 52.7% 뛴 434억원으로, 1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개인의 주식 투자가 급증한데다 시장금리 하락으로 채권가격이 오르면서 채권운용이익도 회복한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증권 결제 대금은 하루 평균 27조6000억원으로 1년 새 19.3% 늘었고 국내 증권사를 통해 해외주식을 사고판 외화주식 결제액(709억1053만달러) 역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아직 상반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증권사들에 대한 실적 기대감도 높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2분기 순이익은 1757억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230.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KTB투자증권(150억원)과 삼성증권(1462억원), 이베스트투자증권(150억원)의 순익은 1년 전보다 각각 151.7%, 51.9%, 7.2% 확대될 것으로 예측됐다. 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와 메리츠증권의 순익은 각각 1813억원, 1447억원으로 전년대비 13.3%, 0.8%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지만 영업이익은 0.6%, 11.5% 오를 전망이다.
증권업계가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라임 무역펀드 전액배상부터 옵티머스, 팝펀딩, 젠투, 디스커버리펀드까지 사모펀드 환매중단에 따른 불확실성이 남아있어서다. 실제로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독일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과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 환매중단으로 올해 2분기 104억원의 순익을 시현한데 그치기도 했다. 상반기 순익 또한 571억원으로 작년보다 60% 축소됐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미래에셋대우·한국금융지주·NH투자증권·삼성증권 등 국내 초대형증권사의 연간 순이익 역시 1조7071억원으로 작년보다 28.3%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정길원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증권사들의 2분기 순이익은 전분기 적자에서 탈출해 큰 폭의 개선을 시현했다"며 "국내외 주식의 거래수수료가 크게 늘고 주가연계증권(ELS) 조기 상환 수익과 IB 수익의 부진을 만회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정 연구원은 다만 "추가적인 실적 개선 여부는 의문"이라며 "개별적으로는 일부 증권사들이 사모펀드의 불완전 판매 이슈에 따른 손실 부담 가능성이 남아있고 시가평가하지 않고 있는 고유자산들 중 수익성 회복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 연말 결산에 임박할수록 손실 처리의 압박이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들의 어닝서프라이즈는 증시 거래대금의 증가세 지속과 운용 부문 턴어라운드가 주요 요인"이라고 꼽으면서도 "하반기 일평균 거래대금은 2분기 대비 감소할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향후 리테일 익스포져 여부가 증권사 실적의 핵심 차별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표/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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