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사태에 고개 숙인 금투협…뒤늦은 '자정 결의' 뒷북
펀드 운용사·판매사 "자율규제 강화"…부실회사 적발해도 제명못해
2020-07-23 15:35:07 2020-07-23 15:35:07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금융투자협회가 이른바 '자정 결의'를 다짐했다.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은 일부 자산운용사와 펀드판매사(증권사), 사무회사관리회사 대표 등과 앞으로 사모펀드 자율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뒷북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NH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 등 문제가 된 펀드의 판매사 대표들의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결의안의 내용도 기존 대책의 재탕에 그치기 때문에 실효성에도 의문이 붙고 있다.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가운데)이 23일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와 관련해 펀드업계의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백아란기자
 
나재철 금투협회장은 23일 서울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사모펀드 관련 간담회를 열고 사모펀드 사태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고 송구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면서 "업계는 그동안 불합리한 업무관행을 되돌아보고, 사모펀드가 환골탈태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자산운용사와 펀드판매사, PBS, 사무관리사 및 펀드평가사 대표이사 등 10여명이 동석했다. 이들은 사모펀드사태 재발방지를 위해 △금융당국 제도 개선 등에 적극 협조 △내부통제·준법감시 기능 강화 △불완전 판매 방지 노력 △자기혁신과 자정노력 지속 등을 추진하기로 결의했다.
 
나 회장은 "사모펀드 운용에 있어서의 내부통제와 준법감시 기능을 스스로 점검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강하는 등 투자자와 펀드재산 보호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약속했다.
 
금융당국의 사모펀드 전수조사 등에 적극 협조하는 것 외에 눈에 띄는 것은 사전 예방책이다. 현재 금투협은 전문사모운용사 전담중개업무를 맡고 있는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와 판매사, 운용사 등 시장 참여자들의 상호 감시·견제 등 역할 강화 방안을 강구하고 있으며, 전문사모운용사의 내부통제를 위한 매뉴얼과 체크리스트 등을 제작·배포해 실무에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특히 금투협 고유권한인 조사권을 발동, 증권사·자산운용사 등 회원사를 점검하고 취약점이 드러난 회사에 대해 컨설팅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 같은 자율 규제가 제대로 작동할지는 의문이다. 조사에 투입될 인력이 현저히 부족하고 조사 범위도 리스크 관리나 내부통제 절차 점검 등에 그치는 한계가 있어서다.
 
또 사모펀드 사태 재발방지와 관련해 판매사나 자산운용사의 ‘자발’에 기대야 하는 등 금투협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제한적이다. 내부통제 점검 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되더라도 협회 차원에서 자산운용사나 증권사 제명시키는 등 징계 방안도 제대로 논의되지 않은 모습이다.
 
오세정 금투협 자율규제본부장은 "사모펀드는 금융당국 등 공적 규제 기관에서 (제재 등) 조치를 하고 있어 지금까지 협회차원에서 중복해서 징계하는 일은 없었다"며 "법규 위반이 있을 경우 감독당국에서 조취를 취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협회 차원에서 옥석가리기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원론적인 답변이 나왔다. 신동준 금투협 자산운용부문 대표는 "고난도 대책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협회가 모든 부문에 대해 참여해 판단하는 것은 어렵다"면서 "위임된 사항에 대해 제도 도입 취지 등이 잘 발휘되도록 고민하고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