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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7년 조사·발굴 노력 ‘의정부 터’ 국가지정문화재로
2020-07-20 15:10:27 2020-07-20 15:10:27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조선시대 최고 행정기구이자 육조거리 주요 관청 중 유일하게 흔적이 남아있는 의정부 터가 국가지정문화재가 됐다. 서울시가 2013년 부분 발굴조사를 통해 옛 의정부의 유구와 유물을 처음으로 확인한 이후 7년, 2016년 본격적인 발굴조사를 시작한지 4년만이다. 
 
서울시는 의정부 터에 대한 발굴조사 결과를 처음으로 공개하고,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20일 문화재 지정예고됐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지난 8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문화재위원회를 열고 의정부지를 국가 사적으로 지정하는 안을 의결했다. 20일부터 30일간 문화재 지정 예고를 통해 의견을 수렴한 후 문화재위원회 2차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 문화재(사적)로 최종 지정된다.
 
서울시는 2015년부터 의정부 터 발굴·정비를 위한 학술연구를 실시하고, 국유지 관리청인 행정안전부의 협조를 받아 4년에 걸쳐 발굴조사에 나섰다. 이 결과를 토대로 작년 2월 문화재청에 의정부지 국가 사적 지정을 신청했다.
 
서울시는 발굴조사 결과, 그동안 사료를 통해 추정만 했던 의정부 주요건물 3채의 위치와 규모를 실제 유구를 통해 확인했다. 삼군부 등 조선시대 육조대로 관청들이 있던 자리가 지금은 대부분 고층건물이나 도로로 바뀌어 더 이상 흔적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조선시대 관청의 건물 배치와 규모를 실제로 확인한 귀중한 사례다.
 
서울시는 영의정·좌의정·우의정의 근무처였던 ‘정본당’을 중심으로 양 옆으로 종1품과 정2품 근무처인 ‘협선당’과 재상들의 거처인 ‘석획당’이 나란히 배치된 모양새를 확인했다. 또 정본당 뒤 후원에 연못과 정자가 나란히 있었던 흔적도 발굴했다. 
 
주요 건물이 나란히 있고 그 뒤로 연못과 정자가 있는 후원이 배치된 건축양상은 의정부를 비롯해 조선시대 주요 관청 건축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의정부가 당시 가장 높은 격식을 자랑하는 건축물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는 귀중한 사례다. 이밖에도 기와 조각, 도자기(청자·분청사기·청화백자) 조각 등 조선시대 유물 760점도 출토됐다. 
조선시대 최고 행정기구인 의정부 터 중 정본당 일대 유구. 사진/서울시
서울시는 이번에 발굴한 의정부 터 유구를 현 위치에 온전히 보존?보호하고, 최소한의 관람 유도시설을 설치해 향후 시민들에게 개방할 계획이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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