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최근 환매 중단된 옵티머스 펀드 투자자들이 펀드를 가장 많이 판매한 NH투자증권 본사로 집결해 전액 보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오는 23일 NH투자증권이 정기 이사회를 통해 원금의 몇 퍼센트까지 '유동성 지원'을 할지 정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투자자들이 압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옵티머스 펀드 가입자들은 20일 오전 11시 증권사 본사 앞에 집결해 전액 보상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시위에 참석한 인원은 약 40여명이었다.
이날 시위에서 투자자들은 전액 배상, 검찰 수사, 한국투자증권 이상의 보상 기준 마련 등을 주장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옵티머스 펀드의 설정 잔액 중 약 88%인 4528억원어치를 NH투자증권이 팔았다. 이중 약 4300억원 규모가 환매 중단됐거나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고령의 옵티머스 펀드 가입자가 20일 NH투자증권 본사 앞에서 피켓을 100%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우연수 기자
이날 시위에 참여한 유씨(75세)는 "작년 세상을 떠난 남편이 남긴 5억원을 몽땅 넣었는데 다 날리게 생겼다"고 호소했다. PB들의 안전하다는 말에 2억, 3억원을 나눠 모두 옵티머스 펀드에 넣은 것이다. 옵티머스 펀드 설명서는 공공기관이 발주한 확정매출 채권을 담고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연 2.8% 수익률을 추구하는 안전 상품이라고 PB로부터 소개받은 60대 이상 노인들의 피해가 특히 컸다.
이어 그는 "집계약까지 해놔 70% 선지급안이 나오지 않으면 물어줄 돈이 많아 2차 피해가 생길 판"이라고 말했다. 피해 투자자 비대위원장은 제때 돈을 돌려받지 못한 투자자들이 2차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비상대책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씨(44)는 "70대인 아버지에게 PB로부터 권유 전화가 계속 왔고, 사모펀드가 뭔지도 모르는 아버지는 PB 말만 믿고 돈을 넣었다"고 말했다. 투자자 박씨(74세)는 성남분당지점에서 옵티머스 크리에이티브 26호에 3억원을 투자했다.
19일 국회 정무위원회 미래통합당 사모펀드 비리 방지 및 피해 구제 특별위원회(사모펀드 특위)에 따르면 옵티머스 펀드의 개인 투자자 판매액(2404억원) 가운데 60대와 70대 이상 고령 가입자의 투자 금액이 전체의 절반이 넘는 53.6%에 달한다.
또한 투자자들은 "NH투자증권이 주주들의 눈치만 보고 고객의 돈은 중시하지 않는다"며 배임 문제의 이유로 보상안 마련을 늦추고 있는 회사를 비판했다.
한편 NH투자증권은 오는 23일 열리는 정기 이사회를 통해 '유동성 지급 비율'을 정하겠다고 예고했다. NH측은 이 방안은 법적 책임을 인정하는 '보상'이 아닌 긴급 유동성 공급을 위한 대책일 뿐이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NH투자증권 다음으로 옵티머스 펀드를 많이 판매한 한국투자증권은 앞서 투자자들에게 원금의 70%를 선지급했다.
다만 업계에 따르면 투자자들의 요구인 100% 원금 보상이 관철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환매 중단된 4300억원 규모는 지난해 당기순이익(4764억원)의 90%에 달해 판매 규모가 훨씬 작었던 한국투자증권(280억원)과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30~50% 사이의 보상이 될 거라고 PB들 사이에서 돌고 있지만, 이사회가 열리기 전까진 알 수 없다"며 "회사는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도의적 차원에서 피해 구제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옵티머스 펀드 가입자들이 20일 오전 11시 증권사 본사 앞에 집결해 전액 보상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사진/우연수 기자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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