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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콘 운송비 인상에 수익성 걱정하는 건설업계
레미콘 매입 비중 높은 건설업계…단가 인상 시 비용 증가 불가피
2020-07-08 13:54:05 2020-07-08 13:54:05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래미콘 운송비가 오르면서 건설사들의 재료비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비용 부담이 커진 레미콘업체가 건설업계에 레미콘 납품단가를 올려달라고 요구하면서, 건설사들도 주요 원재료의 매입 비용 증대가 예상된다. 특히 공공공사를 주로 하는 건설사에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대안입찰 방식의 공공공사는 대체로 공사비 증액을 인정해주지 않아, 원재료 가격이 오를 경우 그 비용을 고스란히 건설사가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8일 건설업계는 레미콘 매입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레미콘 운송비 인상의 여파가 건설사에도 부담을 미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다른 건설사 관계자도 “운송비 인상이 원재료 매입비용의 증가로 이어질 경우 건설사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 이 같은 우려가 나오는 건 최근 레미콘업계와 레미콘을 운송하는 지입차주가 운송비를 인상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레미콘운송사업자 조직인 전국레미콘운송총연합회와 수도권 레미콘업계는 최근 레미콘 운송비를 9% 올리기로 협상했다. 이에 레미콘업계는 레미콘을 매입하는 건설업계에 납품단가 인상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운송비 인상 여파로 건설업계도 레미콘 매입 비용의 증가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주요 건설사들은 이미 1분기 사업보고서에서 레미콘 운송비 인상으로 원재료 매입 비용이 오를 여지가 높다고 적시한 바 있다. 특히 건설사의 레미콘 총 매입 비용은 다른 원재료보다 높다는 점에서 납품단가 인상시 건설사의 수익성 저하가 불가피하다.
 
실제 올해 1분기 기준 삼성물산은 주요 원재료 매입비 총 549억원 중 레미콘이 202억원으로 36%를 차지하며 가장 높았다. 대우건설도 레미콘 매입비가 원재료 전체의 56%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대림산업과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동부건설, 계룡건설산업, 금호산업 등 다수 건설사도 레미콘 매입비용이 주요 원재료 비용 중 두번째로 높았다.
 
원재료 매입비가 늘어나더라도 발주처에서 이를 인정해 공사비를 늘려준다면 건설사가 부담을 덜어낼 수 있지만 공공공사에선 여의치 않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이중에서도 건설사가 설계안을 제시하는 대안입찰 방식에선 공사비 증가분을 인정 받기가 어렵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안입찰은 비용 증대 등의 책임을 설계안을 제시한 건설사에 온전히 묻곤 한다”라며 “대안입찰 사업을 많이 하는 건설사일수록 레미콘 비용이 늘어나면 수익성 하락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민간공사의 경우 아파트 분양가 인상의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건설사가 늘어난 원재료 매입비를 분양가에 반영하게 된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건비나 재료비 같은 지출이 늘어나면 결국 분양가에도 반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 레미콘지회 조합원들이 레미콘 운송료 인상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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