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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 브라운관부터 전기차 배터리까지…삼성SDI, 도전의 50년
디스플레이·배터리 시장 개척…"초격차 기술로 새로운 50년"
2020-07-01 14:50:29 2020-07-01 14:50:29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흑백TV 브라운관, 컬러TV 브라운관, 모바일 디스플레이, 휴대폰 배터리, 전기차 배터리, 에너지 저장장치(ESS)…
 
신기술로 전자 디스플레이와 배터리 분야에서 역사를 써온 삼성SDI가 1일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1970년 삼성-NEC주식회사로 출범한 회사는 1974년 삼성전관으로 사명이 바뀌었다가 1999년 현재의 삼성SDI가 됐다. 흑백TV 브라운관 국내 첫 생산을 시작해 모바일 디스플레이와 소형 전지로 사업을 확장해온 삼성SDI는 이제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새 역사를 쓸 준비를 하고 있다.
 
이병철 선대회장(왼쪽에서 두번째)이 울산사업장(당시 가천공장) 건설 현장을 방문한 모습. 사진/삼성SDI
 
불모지에서 국내 첫 흑백 브라운관 생산
 
1970년 출범한 삼성SDI의 첫 생산제품은 진공관이었다. 하지만 진공관 사업은 오래가진 못했다. 트랜지스터와 집적회로(IC) 제품이 등장하며 급격히 사양화의 길을 걷게 됐기 때문이다. 삼성SDI 진공관의 역사는 짧았지만 이때 습득한 기초 기술은 이후 브라운관과 디스플레이 사업 기초 기술이 됐다.
 
이처럼 진공관 사업을 접게 된 삼성SDI는 흑백 브라운관 사업에 진출한다. 창립 해이기도 했던 1970년 10월 국내 최초로 첫 흑백 브라운관을 생산한 데 이어 1975년에는 절전 효과와 수명을 기존 제품보다 두 배 이상 늘린 '이코노 브라운관'을 국내 최초로 개발한다. 삼성SDI 독자 기술을 입힌 흑백 브라운관의 탄생인 셈이다. 이 흑백 브라운관은 국내 시장을 석권했고 이를 발판 삼아 삼성SDI는 세계 최대 흑백 브라운관 브랜드로 성장하게 된다.
 
기세를 이어 1979년에는 컬러 브라운관을 시생산하기 시작했다. 이어 1993년 바이오 브라운관, 1998년 완전평면 브라운관을 개발했다. 2004년에는 세계 최초로 32인치 빅슬림(Vixlim) 브라운관을 개발해 시장에 선보인다. 이는 기존 제품보다 두께를 15cm 줄인 제품으로 양산 1년 9개월 만에 500만대 판매를 돌파하기도 했다.
 
브라운관 강자였던 삼성SDI는 이후 모바일 디스플레이 시장에도 진출해 굵직한 업적들을 남겼다. LCD(액정표시기), VFD(형광표시관), PDP(플라즈마표시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통해 모바일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도 강자 자리를 지켰다.
 
2004년 선보인 빅슬림 브라운관 제품. 사진/삼성SDI
 
디스플레이 강자, 배터리 강자로
 
디스플레이가 삼성SDI의 시작이었다면 배터리는 미래다. 삼성SDI는 1994년 삼성전자에서 연구하던 배터리 사업을 인수하며 휴대폰 배터리, 건전지 같은 소형 배터리 시장에 진출했다.
 
처음에는 니켈수소 배터리에 주력했지만 곧 이보다 성능이 뛰어나 휴대용 전자기기에 적합했던 리튬이온 배터리로 방향을 튼다. 꾸준한 연구·개발(R&D)로 2001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얇은 두께인 2.8mm 각형 배터리 개발에도 성공한다.
 
삼성SDI는 현재 휴대폰, 노트북 같은 휴대기기 배터리 시장을 선도 중이며 최근 급속도로 커지는 스마트워치, 스마트밴드, 무선이어폰 같은 웨어러블 제품 배터리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세계 굴지의 기업들이 뛰어들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독일 BMW와는 2009년부터 연을 맺어 현재까지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삼성SDI는 BMW 외 다른 업체에서도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수주하며 생산 거점을 더욱 키우고 있다. 이에 따라 울산사업장은 중·대형 배터리 생산 거점으로 전환했다.
 
해외 시장 공략도 활발하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 진출하기 위해 2014년 현지 자동차 부품기업 안경환신과 서안에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2017년에는 헝가리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준공했고 이로써 '울산-서안-헝가리'로 이어지는 글로벌 배터리 생산 체제를 구축하게 됐다.
 
삼성SDI는 승용차에서 나아가 전기버스, 전기트럭 같은 상용차 시장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상용차는 승용차보다 2배 이상의 배터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뛰어난 품질과 기술력으로 새로운 시대 개막에 앞장서고 있다"며 "끊임없이 변화하며 새로운 시장 리더로 도약하는 삼성SDI의 정신과 열정을 기억하고 응원해달라"고 말했다.
 
BMW 'i3'에 탑재된 삼성SDI 배터리. 사진/삼성SDI
 
"초격차 기술로 새로운 50년"
 
한발 앞선 기술을 입힌 제품을 통해 성장을 거듭해온 삼성SDI는 앞으로도 초격차 기술로 세계 시장을 석권한다는 포부다. 이날 경기도 용인 소재 기흥사업장에서 열린 창립기념식에서 전영현 사장은 "최고의 품질과 안전성을 기반으로 한 초격차 기술을 확보해야 기술 중심의 초일류 회사가 될 수 있다"며 "초격차 기술 중심의 새로운 50년을 만들어나가자"고 의지를 다졌다.
 
미래 먹거리인 배터리 시장 선점을 위한 당부도 했다. 전 사장은 "차세대는 물론 차차 세대 배터리까지 염두에 두고 관련 기술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며 "기술을 새로운 50년을 위한 최고 가치로 두고 시장을 리드하자"고 강조했다. 
 
전영현 삼성SDI 사장이 1일 기흥사업장에서 창립기념 축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삼성SDI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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