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원 기자] 이달 말로 예정됐던 아시아나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인수·합병(M&A) 거래종결 시한이 모두 지나면서 계약 불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대형항공사(FSC)인만큼 HDC현대산업개발이 인수를 포기해도 재매각이나 국유화 가능성이 높지만, 이스타항공의 경우 제주항공이 딜을 포기할 시 파산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2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인수를 위한 전환사채(CB) 납입일을 6월 30일로 변경했지만 이날까지 계약은 종결되지 못했다. HDC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건도 지난 27일이 거래종결 시점이었지만, 해외 기업결합 심사 결과가 나오지 않아 거래는 불발됐다. 이미 수차례 미뤄진 계약종결 시점이 이번에도 지켜지지 않자, 일각에선 인수 기업들이 사실상 계약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인수를 위한 전환사채(CB) 납입일을 6월 30일로 변경했지만 이날까지 계약은 종결되지 못했다. 사진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는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 사진/뉴시스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포기할 경우엔 아시아나항공 분리매각, 채권단 관리 돌입 등의 방안들이 '플랜 B'로 제기된다. 분리매각의 경우 인수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춰 더 다양한 기업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분리해 각각 매각할 시 매각 가능성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만약 HDC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백지화 된다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분리매각이라도 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코로나19로 기업들 상황이 안 좋은 만큼 분리매각도 원활하지 않다면 채권단이 직접 매각한 후 구조조정을 통해 크기를 줄이고 시장에 되파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이스타항공의 경우 이번 매각딜이 무산되면 파산으로 갈 것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지난 3월부터 모든 항공 운항을 중단하는 '셧다운' 상태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이스타항공은 지난 24일 노조 간담회에서 "여러 상황이 매각 불발을 향해있다"고 말했다. 또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회생이 아닌 기업 청산으로 끝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스타항공이 파산하면 피해는 피해는 고스란히 직원들의 몫이 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이스타항공은 직원 임금 250억원을 체불한 상황으로 일부 직원들은 마이너스통장을 통해 돈을 충당하고 일용직·아르바이트 등을 통해 버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시한을 넘기고 발등에 불이 떨어지자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한 '막판 스퍼트'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계약을 원점으로 돌린 후 그렇다 할 진전이 없었던 현산HDC와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1차 거래종결 시한 이틀 전인 지난 25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정몽규 HDC현산 회장이 극적으로 1:1 회담에 나섰다. 정 회장은 이 회담에서도 인수에 대해 확답은 하지 않았지만 '매각 조건 완화'와 '계약 연장시한' 등의 방안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도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스타항공 대주주인 더불어민주당 이상직 의원 일가가 모든 지분을 회사에 헌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간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는 이상직 의원에게 직원들의 체불임금을 해결하고 생존권을 보호하라고 주장한 바 있다. 제주항공이 인수계약 난항의 이유로 꼽았던 직원 임금체불 문제가 해소되기 시작하면서 공은 제주항공으로 넘어간 모양새다.
최승원 기자 cswon8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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