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유연 기자]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된 일본산 불매운동이 1년 동안 유통가의 지형을 바꿔놓았다. 국내 시장에 진출한 일본 유통 기업은 매출 타격으로 울었고, 일부 토종 국내 기업은 반사이익에 웃었다. 'NO재팬' 움직임이 본격화한지도 1년이 지났지만, 일본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수입맥주 시장 독보적 1위였던 일본 맥주가 일본산 불매운동 이후 편의점에서 자취를 감췄다. 사진/뉴시스
29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국내로 수입된 일본 맥주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1.0% 급감한 2689만 달러로 집계됐다. 전체 수입 맥주 순위에서 7위다.
지난해 7월 일본 불매운동 이전까지 일본 맥주는 10년간 수입맥주 시장서 독보적 1위였다. 일본맥주는 지난해 5월까지 2위와의 격차가 두 배에 달할 정도였다. 하지만 불매운동으로 감소폭이 커지면서 수입맥주 주요 순위권에서 밀려났고, 대부분의 판매처에서도 자취를 감췄다.
대표적 일본 맥주인 아사히 맥주는 지난해 3분기 국내 소매 맥주시장에서 점유율 12위까지 떨어졌다. 아사히 맥주 유통사인 롯데아사히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고강도 구조조정에 돌입한 상태다.
국내 시장에서 독보적인 성장세를 보여왔던 SPA브랜드 유니클로도 한국 시장에서 맥을 못추고 있다. 유니클로 브랜드를 전개하는 에프알엘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액이 30% 이상 감소한 9749억원을 기록하며 5년 만에 매출액이 1조원을 하회했다. 2000억원대에 이르렀던 연간 영업이익은 19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유니클로 매장수도 줄였다. 유니클로는 지난해 6월부터 현재까지 12개의 매장을 폐점했다.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2018년 186개까지 늘었던 매장 수는 올해 6월 기준 174개로 줄었다.
유니클로의 자매 브랜드 지유(GU)은 2018년 9월 첫 매장을 오픈한 지 약 1년 8개월 만에 국내 사업을 접는다. 오프라인 매장에 이어 온라인 사업도 오는 7월 말까지만 운영된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과 함께 코로나19 사태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것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유니클로가 주춤한 사이 국내 SPA 브랜드들이 빈자리를 채웠다. 신성통상 '탑텐'은 유니클로의 옛 모델이었던 이나영을 모델로 전격 발탁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 공세에 나섰다. 이랜드월드 '스파오'는 유니클로의 주력 상품인 '히트텍', '에어리즘'의 대체 상품인 '웜히트'와 '쿨테크' 등으로 주목을 받았다.
한편 일본 불매운동 제품에 대한 기준이 광범위하고 모호해 애꿎은 기업들의 피해도 이어졌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법적으로 일본 기업이 아니더라도 과거 수출·투자 사례와 맞물려 일본 기업으로 낙인 찍혀 피해를 본 기업들도 있다"면서 "기업과 제품 이미지에 큰 타격을 미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서도 고민해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유연 기자 9088y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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