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해외투자 손발을 묶는 규제로 꼽히는 증권사 해외계열사에 대한 신용공여 허용안이 다시 추진될지 주목을 받고 있다. 21대 국회 첫 자본시장 관련 법으로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의 신용공여를 조건부 허용하자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되면서다. 종투사는 3조원 이상의 자본을 갖춘 증권사를 말한다. 여당과 정부도 해외진출 관련 규제 완화에는 이견이 없는 상태라 법안 통과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은 지난 18일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해외 현지 법인에 대한 신용공여를 일부 허용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증권맨' 출신이기도 한 이 의원은 현재 더불어민주당 규제혁신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표/뉴스토마토
현행법상 금융투자업자에겐 예외 조항을 둬 해외 현지법인에의 신용공여가 일부 허용된 데 반해 종투사엔 원천 금지 원칙이 적용돼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개정안은 종투사도 지분 50% 이상을 보유하거나 사실상 경영을 지배하는 해외 현지 법인에 대해선 예외적으로 신용공여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해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금융기관은 원칙적으로 대주주나 특수관계인에게 신용공여를 하면 안된다. 공정거래 원칙에 어긋나며 금융기관의 자금을 계열사에 남용하는 등 부당한 이익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해외 현지 법인에의 신용공여까지 차단된 바람에 현지 법인들은 불필요하게 높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게 됐다.
또한 글로벌 투자은행을 목표로 하는 초대형 IB들의 공격적인 해외 진출에도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실제로 해외법인에 대한 신용공여 제한은 증권사들의 손발을 묶고 있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해외 계열사에 신용공여를 한 문제로 금융감독원의 징계를 받기도 했다.
금투업계도 종투사의 신용공여 허용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나재철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종투사의 해외법인에 대한 신용 공여 허용 관련법의 국회 통과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도 "(금번 발의를) 환영한다"며 "해외 진출의 필요성, 해외업무 확대 추세를 생각하면 종투사의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했다.
정부와 금융당국에서도 관련 규제 완화에 대해 큰 이견이 없는 상태다. 작년 10월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해외법인 신용공여를 위해 법안 개정을 촉구하기도 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작은 법인들은 현지에서 자금을 조달하기에 부담이 많다"며 "증권사들이 동남아 현지 진출을 많이 하는데, 이를 지원하는 취지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시작부터 과감한 수준의 완화가 이뤄지기엔 한계가 있고, 지분 50% 이상을 보유 등의 조건부 허용으로 시작하는 게 법안 통과에 합리적인 수준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