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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한 번 안 갔는데…대학생들 "등록금 돌려달라"
2020-06-10 16:04:55 2020-06-10 16:04:55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이번 학기는 학교가 아닌 집에서 온라인 수업만 들었다. 그것도 실시간 강의는 스마트폰으로 진행돼 도중에 중단되거나 화질이 깨지는 경우가 잦았고, 녹화 강의는 재생 오류나 음질 저하 등 여러 불편함이 있었다." 올해 서울 소재 대학교에 입학한 신입생 A씨의 하소연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의 수업이 온라인 강의로 대체되자, 대학들이 등록금을 환불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는 꾸준히 나왔다. 최근 종강을 앞두고 대학생들의 등록금 반환 요구는 더 거세지는 분위기다.
 
10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는 대학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며 경북 경산시청에서 정부세종청사까지 230㎞ 국토 종주를 마친 영남대·대구대·대구가톨릭대·대구한의대 학생들의 집회가 열렸다. 전국총학생회협의회는 지난 8일 국회의사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로) 학생들이 학교 시설은 거의 이용하지 못하고 아르바이트 자리는 없는데도 값비싼 등록금과 살지도 않는 자취방 방세를 부담하고 있다"며 각 대학과 정치권에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전총협은 코로나19로 발생한 대학 내 문제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지난 4월 전국 101개 대학 총학생회가 모여 출범한 단체다.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며 경북 경산시청에서 세종시 정부세종청사까지 230㎞ 국토 종주를 마친 영남대·대구대·대구가톨릭대·대구한의대 총학생회장 등이 10일 오후 교육부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A씨는 "대학 등록금 책정 시 시설 사용료와 실험실습비, 재료비 등의 항목이 고려되는 것으로 안다"며 "정상적인 학기가 진행되지 않은 만큼, 등록금 일부는 반환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로 학교 재정상황도 어려워졌다는 얘기를 듣는데, 그런 어려움을 왜 대학생들이 떠맡아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대학 3학년생 B씨도 "온 국민이 코로나 사태로 인해 경제적 타격을 받으면서 어려움을 감수하고 있지만, 대학들은 정해 놓은 등록금을 모두 받아 챙겨두고 학생들의 어려움을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정치권에서 대학 등록금 환불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지난 1일 대학교 등록금 환불 방안이 담긴 패키지법을 21대 국회 1호 법안으로 국회에 제출했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도 전날 의원총회에서 정부의 3차 추가경정예산을 언급하며 "대학생 등록금 환불 요구가 4개월째 이어지고 있다"며 "대학생 직접 지원방식과 관련해 등록금 지원 등이 3차 추경에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등록금 역시 코로나19 사태로 겪게 된 학생들의 경제적 피해라는 취지다. 지난 2018년 기준 전체 대학교 재학생 190만여명 가운데 3명 중 1명꼴인 약 63만명이 학자금 대출을 받는 등 대학 등록금은 각 가정에서 경제적 부담이 큰 부분이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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