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코로나발 '항공사 국유화 바람'…아시아나에도 불까
유럽 항공사 국유화 현실화…'트렌드 역행' 지적도
2020-06-11 06:05:00 2020-06-11 06:05:00
[뉴스토마토 최승원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세계 각국 항공사들이 심각한 재정난에 시달리면서 일부 국가들은 항공사를 국유화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한 국내 항공사 매각딜 또한 교착 상태 빠지면서 정부가 나서 국유화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스라엘 정부는 국적사 엘알항공(EL AL)에 1억5000만달러(약 1800억원) 상당의 주식을 공개매각할 것을 제안하고, 매각되지 않은 주식은 정부가 취득하겠다고 선언했다. 코로나19 여파로 파산 위기에 처한 엘알항공을 부분 국유화하겠다는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한 국내 항공사 매각딜이 교착 상태 빠지면서 정부가 나서 국유화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뉴시스
 
유럽을 대표하는 항공사 중 하나인 독일의 루프트한자(LH)도 부분 국영화가 진행 중이다. 이달 초 이사회 승인으로 독일 정부와 루프트한자가 구제금융안에 최종 합의했기 때문이다. 이에 독일 연방경제안정화기금(WSF)이 루프트한자의 지분 20%를 사들이며 최대 주주가 됐다. 민영화 27년 만에 다시 국유화가 된 셈이다.
 
이밖에도 올해 초 이탈리아 정부가 국적 항공사 알이탈리아에 35억유로(약 4조7300억원)을 수혈하며 국유화 절차를 밟았다. 포르투갈도 국적사 탑포르투갈 국영화를 추진하는 등 유럽을 중심으로 항공사 국유화가 현실화하고 있다. 
 
국내 항공업계도 코로나19로 인해 진행 중인 항공사 매각에 속도가 나지 않으며 정부가 국유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국내 항공사 매각딜들이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최악의 상황엔 정부가 국유화 카드를 써서라도 (항공업을)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항공사 국유화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도 있다. 오랜 시간 자유경쟁 시장에 적응한 항공사들의 국영화 절차가 현실성이 떨어질뿐더러,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항공사의 국유화가 생존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 태국 정부가 지분 51.03%를 소유한 국영항공사 타이항공은 지난달 파산했다. 올 상반기에만 약 6921억원의 순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되는 타이항공은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경영난에 시달리며 정부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항공사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국유화는 세계적 트렌드를 역행하는 것"이라며 "현재 나와 있는 아시아나항공과 이스타항공의 매각딜이 백지화된다면, 분리매각 등의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재입찰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승원 기자 cswon8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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