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변호인단 "검찰 구속영장 청구 유감"
"객관적 판단 위한 정당한 권리 무력화…안타깝다"
검찰, 검찰수사심의위 소집 신청에도 수사 강행
입력 : 2020-06-04 14:54:43 수정 : 2020-06-06 16:33:37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등에 관여한 의혹에 대해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신청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측이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에 "정당한 권리를 무력화했다"면서 유감을 표했다.
 
이재용 부회장 변호인단은 4일 "오늘 검찰이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그룹 관계자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에 변호인단은 강한 유감의 뜻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이 사건 수사는 1년8개월이란 장기간에 걸쳐 50여차례 압수수색, 110여명에 대한 430여회 소환 조사 등 유례가 없을 정도로 강도 높게 진행돼 왔고,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그룹에서는 경영 위기 상황에서도 검찰의 수사를 묵묵히 받아들이면서 성실하게 수사에 협조해 왔다"며 "수사가 사실상 종결된 시점에서 이 부회장 등은 검찰이 구성하는 범죄 혐의를 도저히 수긍할 수 없어 국민의 시각에서 수사의 계속 여부와 기소 여부를 심의해 달라고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 심의 신청을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서울중앙지검 시민위원회의 안건 부의 여부 심의 절차가 개시된 상황에서 전격적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전문가의 검토와 국민의 시각에서 객관적 판단을 받아 보고자 소망하는 정당한 권리를 무력화하는 것 같아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길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수사심의위원회 절차를 통해 사건 관계인의 억울한 이야기를 한 번 들어주고, 위원들의 충분한 검토와 그 결정에 따라 처분했더라면 국민도 검찰의 결정을 더 신뢰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을 금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 이복현)는 이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의 불법 행위와 제일모직의 자회사였던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 사건과 관련해 이재용 부회장과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실장, 김종중 전 미래전략실 전략팀장 등 3명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부정거래·시세조종행위), 외부감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종중 전 팀장에 대해서는 위증 혐의도 적용됐다.
 
검찰은 이 부회장 등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검찰은 이 부회장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전 삼성물산 주가를 고의로 떨어뜨렸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지난달 26일과 29일 이 부회장을 불러 고강도 조사를 진행했다. 검찰은 지난달 최 전 실장과 김 전 팀장도 각각 소환해 조사했다.
 
이들 조사 대상자에 대한 검찰의 처분이 검토되던 지난 2일 이 부회장 등의 변호인은 서울중앙지검에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 신청서를 제출했다. 
 
대검찰청예규 제967호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운영지침을 보면 검찰수사심의위원회는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쏠리는 사건에 대해 △수사 계속 여부 △공소제기 또는 불기소 처분 여부 △구속영장 청구와 재청구 여부 △공소제기 또는 불기소 처분된 사건의 수사 적정성·적법성 등 △기타 검찰총장이 위원회에 부의하는 사항 등을 심의한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구속영장 청구와 별도로 일부 피의자들이 공소제기 여부 등 심의를 위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신청한 것에 따라 서울중앙지검은 부의심의위원회 구성 등 필요한 절차를 관련 규정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일정 등은 아직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시민사회단체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등이 삼성그룹 승계 작업의 과정이었다면서 이 부회장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기소를 요구해 왔다.
 
참여연대는 지난달 14일 논평에서 "이미 이재용 부회장은 자신의 삼성그룹 지배권 승계를 위해 80억여원의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파기환송심 재판 중이고, 현재 검찰이 수사 중인 삼성물산 부당 합병과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혐의 또한 이 부회장 승계 작업의 핵심이기도 하다"며 "세 가지 혐의는 분리된 것이 아니라 이 부회장의 '승계'란 단 하나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이재용 부회장의 이 모든 혐의와 범죄 연관성을 한 톨 남김없이 낱낱이 밝혀내 기소해야 할 것"이라며 "이재용 파기환송심 재판부도 더이상 준법감시위원회에 기댄 삼성의 개혁을 운운하지 말고, 법과 양심에 따라 엄정하게 재판에 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국민연금지부 등 단체는 지난달 15일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바이오 이사들의 재무제표 허위 작성 등을 공모해 회계사기 행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부회장에 제기된 6대 혐의에 대한 의견서를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 
 
해당 의견서에는 △제일모직 가치 상승을 위한 2015년 에버랜드 공시지가의 비정상적 급등 △2012년~2014년 바이오젠과의 삼성바이오에피스 콜옵션 계약 공시 누락을 위한 조직적 방해 △삼성물산에 불리한 합병비율을 만들기 위한 삼성물산 경영진의 비정상적 경영 행태 △2015년 삼성물산 부당 합병비율의 적정성 정당화 보고서 작성과 승인 △삼정·안진회계법인의 부당한 합병비율 검토보고서의 국민연금 전달 △삼성물산 합병 불공정성 수습 중 삼성바이오로직스 자본잠식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회계기준 변경 등 의혹에 관한 내용이 담겼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첫 중국 출장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19일 오후 서울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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