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팔리는 후분양에 건설업계 전전긍긍
창원지역 첫 후분양 단지 미분양 여전…건설업계 "남의 일 아니다"
입력 : 2020-06-02 14:04:26 수정 : 2020-06-02 15:27:45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정부가 주택업계에 후분양 방식을 독려하는 가운데 건설업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서는 분양 경기가 좋지 않은데 국내 최초 준공 후 분양 단지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서다. 후분양 방식에서 미분양이 나올 경우 현금 창출력이 여의치 않은 중견·중소 건설사는 자금 압박을 이기지 못해 경영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공공택지 필지수가 예년보다 감소하면서 건설사들은 후분양 택지라도 확보하려 하는 상황이지만 비수도권 공공택지의 전매 제한 강화도 겹쳐 건설업계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2일 창원시에 따르면 A건설사가 올해 1월 분양한 후분양 단지에서 지난달 말 기준 4077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아 있다. 5개월 동안 전체 4298가구 중 221가구만 팔렸다. 지난 2016년 선분양으로 공급했던 때보다 3.3㎡당 분양가를 약 100만원 낮추고 각종 옵션의 무상 제공 등 혜택을 지원하고 있지만 창원의 부동산 시장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으면서 물량 소진이 더딘 것으로 보인다.
 
창원시의 후분양 단지 사례는 민간택지지만 이를 바라보는 건설업계는 마냥 남의 일이라고만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가 후분양 공공택지를 꾸준히 공급하는 등 후분양 방침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후분양 방식으로 공급했다가 미분양이 나오면 회사 경영에 위기가 커질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 지방광역시가 아닌 곳에서는 분양 경기가 가라앉아 있어 지방의 후분양 단지에서 양호한 성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택지입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미분양 관리지역이 여전히 많은 것처럼, 수도권이 아니면 지방은 분양 경기가 좋지 않다”라며 “후분양으로 공급했는데 미분양이 나면 건설사는 경영 부담이 크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유동성이 풍부하지 않고 현금 창출력도 취약한 업체는 후분양 택지로 사업을 이어가기 힘들다”라고 부연했다.
 
건설업계로선 후분양이 매력적이지 않지만 공동주택용지로 공급되는 공공택지 숫자가 감소하고 있어 업계는 후분양 용지라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올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하는 후분양 용지는 9필지다. 오산 세교와 이천 중리 등 수도권 외곽과 아산 탕정 등 비수도권 지역이 껴 있다. 이중 주인을 찾은 땅은 수백대 1의 입찰 경쟁률을 기록했다. 건설사들이 어쩔 수 없이 후분양으로 몰리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택지가 좋지 않아도 건설사가 사업하려면 어쩔 수 없이 입찰에 몰릴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비수도권 공공택지에서 분양하는 주택도 전매 제한 규제가 강화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방 공공택지의 전매 제한 기간을 최대 4년까지 늘리는 내용의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을 지난달 입법예고했다. 오는 8월 이후 강화된 규제가 적용될 예정이다. 분양 성적을 보장하기 어려운 지방에서 후분양 용지를 받는 건설사들은 어려움이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투자 수요 유입이 차단되기 때문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지방은 실수요자 외에 투자 수요가 있어 분양 물량을 털어내곤 했는데 전매 제한이 강화되면 지방 물량을 해소하기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한 공사 현장.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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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응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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