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코로나 고용위기와 캐어스 법안
입력 : 2020-06-02 06:00:00 수정 : 2020-06-02 06:00:00
코로나19에 따른 고용 상황이 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고용노동부의 ‘4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결과를 보면, 지난달 사업체 종사자 수는 18224000명으로 한해 전보다 365000명 감소했다. 전달보다 감소폭이 더 커졌고, 종사자 비중이 높은 제조업에서 석 달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주목할 점은 일자리가 불안정한 임시·일용직과 특수고용직들의 고용 충격이 크다는 점이다. 임시·일용직은 한해 전보다 144000(7.9%) 감소했고, 보험설계사·대리기사·학습지교사 등과 같은 특고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타 종사자87000(7.5%) 줄었다.
 
정부의 긴급 재정지원으로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의 구조조정이 아직 시작되지 않은 상황을 고려하면 진짜 고용 위기는 이제부터라 할 수 있다. 3월부터 수출 길이 막히면서 제조업도 휘청거린다. ‘4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광공업생산이 마이너스 6.0%를 기록했는데, 금융위기 이후 최대 낙폭이었다. 기아차와 현대차도 공장 가동을 멈추었다. 지난 4월 해외 판매는 전년대비 현대차 70.4%, 기아차 54.9% 각각 줄었다. 완성차의 가동 중단은 협력 부품업체의 매출 감소 및 고용조정으로 연계된다. 자동차산업연합회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매출액 감소율은 1차 협력업체가 2550% 수준, 2차 협력업체는 60% 수준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경영 악화는 해고와 급여 삭감으로 나타났다. 일자리 사정이 나빠지면서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의 격차는 확대됐다. 통계청의 ‘20201분기 가계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1분위 가구의 월평균소득은 1498천원으로 제자리걸음이었다. 반면 5분위 가구는 11158천원으로 6.3% 증가했다. 가구의 월 평균 소득증가율은 2분위 0.7%, 3분위 1.5%, 4분위 3.7%, 저소득가구일수록 증가율이 낮았다. 상대적으로 비정규직 등 불안정한 일자리를 가진 소득 하위층에서 취업자 수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직장에서의 퇴출은 생계유지를 위한 노후 안전망 포기로 귀결되고 있다. 근로복지공단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퇴직연금 중도인출 금액이 총 11070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653300만원 보다 69.4% 늘었다. 근로복지공단 퇴직연금은 종사자 30인 미만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코로나19로 가장 타격이 부분은 소상공인과 영세중소기업노동자들이라는 점을 확인케 한다.
 
포스트 코로나를 이야기 할 때가 아니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경제적 피해와 고용위기를 막지 못하면 포스트 코로나의 장밋빛 전망은 신기루일 뿐이다. 고용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의 신속하고도 과감한 대응이 절실하다. 정부가 고용쇼크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내놓았으나 그 규모도 적고 조건도 까다롭다. 숭숭 구멍 뚫린 사회안전망은 취약계층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일자리를 잃었을 때 1차 안전망이 고용보험의 실업급여인데, 임시·일용직, 특수고용노동자, 영세자영업자들은 대부분 실업급여를 받지 못한다. 지난해 8월 기준 고용보험 가입자는 1353만명으로 전체 취업자 2735만명의 절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전국민고용보험제도 도입이 절실한 이유이다.
 
정부의 고용 지원은 대상자를 선별하여 지원하는 방식이다. 그러다보니 대상 기준을 둘러싼 논란이 많고 실제 지원이 꼭 필요한 노동자에게는 손길이 못 미치는 경우가 다반사다. 먼저 지원하고 사후에 관리 감독하는 방법으로 전환이 필요하다. 미국의 캐어스 법안(CARES Act)이 그 예이다. 미 의회는 3월 말 약 22000억 달러의 3차 코로나19 대응법안 패키지인 캐어스 법안을 통과시켜, 4월부터 시행 중이다. 동 법은 긴급 실업지원제도 등 근로자에 대한 재정지원과 기업의 고용유지지원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먼저 실업급여 수급자격 확대와 실업급여 지급금액이 높아졌다. 전통적으로 실업급여를 받지 못했던 자영업자, 프리랜스, 우버 등 독립계약업자까지 확대하였다. 기존에 각 주의 실업보험 프로그램에서 제공하는 주당 급여이외에 최장 4개월간 주당 600달러를 추가 지급하여 실업급여 지급 금액을 높였다.
 
중소규모기업 등 근로자 급여 보호 프로그램이다. 코로나19로 경영에 영향을 받은 500인 이하 중소기업, 독립계약업자, 자영업자 등에 대해 월평균 임금총액의 250%까지 기업 당 최대 1000만달러까지 무이자로 대출한다. 고용유지 기업은 고용세를 감면한다. 코로나19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고용을 유지한 모든 기업에 대해 올 연말까지 발생한 고용세를 피고용인 1인당 최대 5000달러까지 환급한다.
 
캐어스 법의 특징은 국가의 세금으로 지원하는 기업의 도덕적 해이와 이익 규제를 위해 CARES Act 4003조 및 4004조에서 기업에 대한 자금지원 시 배당·자사주 매입제한, 고용유지 인원 비율 설정, 단체협약 유지, 고액연봉자의 연봉 인상 제한등을 규정하고 있다. 외환위기 당시 정부 지원으로 대기업은 살아났지만, 노동자들은 직장에서 쫓겨나고 비정규직은 양산되었다. 코로나 위기 대응의 으뜸 정책은 일자리 지키기에 두어져야 한다. 일자리는 단순히 기업과 노동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사회와 한국사회의 생사와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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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하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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