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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인 인터뷰)김웅 "변화 거부하면 결국 수구보수…세대교체 필요한 때"
총선 패인 '보수의 무능' 지목…"변혁 성공하면 다시 국민 지지"
법사위 체계·자구심사 폐지 주장에 "힘의 논리, 부작용 방지해야"
2020-05-25 06:00:00 2020-05-25 06:00:00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김웅 서울 송파구갑 미래통합당 당선인은 이번 4·15총선에서의 보수진영의 패배에 대해 그 원인을 '변화 없는 구태 보수'로 꼽았다. 그는 "실용적인 정책과 변혁에 성공한 모습을 보인다면 국민 지지를 다시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당선인은 24일 <뉴스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사태에서 국민들이 느끼는 생존에 대한 위협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저희 당의 무능함과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당의 구태가 패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검차 출신의 김 당선인은 '검사내전' 저자로도 잘알려져 있으며 지난 2018년 대검찰청 미래기획단장을 맡아 검·경 수사권 조정 대응 업무를 했다. 하지만 국회에서 '검찰 직접 수사 조직 축소' 등 현 정부의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통과되자 '거대한 사기극'이라며 반발하며 지난 1월 새로운보수당에 입당했다. 이후 미래통합당 서울 송파구갑에 공천돼 이번 선거에서 21대 국회에 입성했다.
 
서울 송파구갑에서 국회에 첫 발을 내딛은 김 당선인은 최근 통합당 내 젊은 정치인이자, 당에 대한 솔직한 비판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는 "시대의 변화를 읽고 부작용이 적은 방향으로 개혁하는 문제 해결 방식을 택해야 한다. 보수가 변화를 거부하면 보수가 아니라 수구일 뿐"이라며 "국민들이 보수에게 바라는 것은 품위와 실력이다. 따라서 포용성, 실용성, 적응성, 공감능력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또 결국엔 이미지가 달라져야 한다. 이름을 바꾸긴 했지만 사람이 달라져야 하는 것"이라며 "외국에선 중진이 뒤로 빠지면서 젊은 친구를 내세운다. 그 안에서 자기들 생각을 젊은 감각으로 표출시키며 세대 교체를 해 나간다"고 했다.
 
여당의 법제사법위원회 체계·자구심사 폐지 주장에 대해선 "여당은 '일하는 국회'라는 말을 내세우고 있는데, 힘의 논리에 불과하다"며 "모든 법률에는 부작용이 있고 소수의 희생이 잠재되어 있을 수 있다. 법률은 만들어지면 공권력에 의해 강제되는 규범으로 자기 목적성을 지니므로 그 이전에 충분히 검토를 하고 소수의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지금도 위헌법률이 십여 건씩 결정되는 상황에서 체계·자구 심사를 폐지하자는 것은 무책임한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김웅 미래통합당 당선인이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제4회의장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당선자 총회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사진/김웅 당선인 측 제공
 
이번 선거의 당선 소감은 어떤가.
 
정치 경험도 없는 저를 선출해주신 송파 주민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개인적으로 절반의 실패, 절반의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나머지 절반의 실패는 의정활동을 통해 채워나가겠다.
 
이번 선거가 미래통합당에겐 뼈 아픈 선거였다. 선거 결과의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나.
 
선거 끝나고 거의 모든 정당의 총선 토론회에 찾아갔다. 우리 당과 정의당 등 다른 정당 그리고 직접 만난 국민의 목소리를 종합하면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종합하면 코로나라는 초유의 사태에서 국민들이 느끼는 생존에 대한 위협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저희 당의 무능함과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저희 당의 구태가 패인인 것 같다. 
 
그래서인지 선거가 끝난 후 국민들의 관심은 승자보다 패자인 저희 당에 있는 것 같다. 저희 당이 실용적인 정책과 변혁에 성공한 모습을 보이면 충분히 국민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 여론조사를 해보면 이번에 투표한 정당을 향후 변경할 수 있다는 응답이 48%에 달한다.
 
당내 혁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큰데 어떻게 보완해야 한다고 보나.
 
보수는 고정적이고 완고한 가치를 고수하자는 것이 아니다. 시대의 변화를 읽고 부작용이 적은 방향으로 개혁하는 일종의 문제 해결 방식, 생활 양식을 뜻한다. 보수가 변화를 거부하면 보수가 아니라 수구일뿐이다. 국민들이 보수에게 바라는 것은 품위와 실력이다. 따라서 저희 당은 포용성, 실용성, 적응성, 공감능력을 가져야 한다.
 
또 결국엔 이미지가 달라져야 한다. 이름을 바꾸긴 했지만 사람이 달라져야 하는 것이다. 우리가 왜 싫냐고 물으면 우리 당 간판이 싫다고 한다. 싫다는데 왜 자꾸 내세우나. 사람을 바꿔야 한다. 외국에선 중진이 뒤로 빠지면서 젊은 친구를 내세운다. 그 안에서 자기들 생각을 젊은 감각으로 표출시키며 세대 교체를 해 나간다. 그게 지금 필요하다 
 
민주당 내에서 법제사법위원회 체계 자구심사 기능 폐지 주장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 어떻게 보나.
 
다수 여당이 늘 해오던 소리이다. 여당은 ‘일하는 국회’라는 말을 내세우고 있는데, 힘의 논리에 불과하다. 국회는 법안을 많이 통과시키는 곳이 아니다. 법률은 무조건 많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 모든 법률에는 부작용이 있고 소수의 희생이 잠재되어 있을 수 있다. 법률은 만들어지면 공권력에 의해 강제되는 규범으로 자기 목적성을 지니므로 그 이전에 충분히 검토를 하고 소수의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 지금도 위헌법률이 십여 건씩 결정되는 상황에서 체계·자구 심사를 폐지하자는 것은 무책임한 주장이다.
 
검찰개혁의 현재 방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보나.
 
검경 수사권조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고 저뿐 아니라 참여연대의 간부도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 그 분은 이 수사권조정안 방향이 옳은지 의문이라고 비판하면서 사직했다. 그분 뿐 아니라 적지 않은 분들이 현재의 방향에 대해 깊은 우려를 하고 있다. 그 우려들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수사는 기본적으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할 우려가 큰 공권력 행사이다. 따라서 검찰이든 경찰이든 수사는 지금보다 더 통제되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의 방향은 통제는 없애고, 수사는 쉽게 하는 구조로서 국민에게 불리한 개악이다. 개선 방향은 분명하다. 검찰은 직접수사보다는 수사기관의 수사를 통제하는 데 더욱 집중해야 하고, 경찰은 정보경찰 분리, 사법경찰 분리, 실효적 자치경찰제 완성으로 권한 남용을 방지해야 한다.
 
현재 통합당 내 분위기는 어떤가.
 
원내대표를 선출한 당선자대회부터 저희 당의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 과거와 같은 일방적인 지시가 아니라 초선이든 다선이든 동등한 입장에서 서로의 의견을 나누고 있다. 치열하게 논쟁하되 개혁과 변화라는 대주제에는 수렴하는 것이 명백하다. 초선이나 다선이나 모두 '공부하자', '모든 정책을 편견 없이 검토해보자', '제가 도와드릴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알려달라'라는 발언을 하고 있다. 선거 이후 저는 개인적으로 희망을 품고 있다. 저희 당은 분명히 변화하고 있고 지금의 마음과 자세를 꾸준히 유지하면 국민이 자랑스러워하는 정당으로 탈바꿈할 것이다.  
 
어떤 의원으로 평가받고 싶은가.
 
제 개인의 이름이 아니라 당을 재건하고 대한민국을 발전시킨 정책과 제도로 기억되고 싶다. 정치인으로서가 아니라 정치적 결과물로 평가받겠다. 
 
김웅 미래통합당 당선인이 지난 6일 구·시의원들과 송파갑 당원협의회 운영위원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웅 당선인 측 제공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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