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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채용 기상도)①코로나로 뚜렷해진 '고용 온도차'
충격 덜한 금융·인터넷 업체 등 예년 수준 유지…항공은 '한파' 불가피
2020-05-20 06:00:02 2020-05-20 06:00:02
[뉴스토마토 산업부] 코로나19로 고용 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채용에 대한 기업 간 온도차가 뚜렷한 모습이다. 코로나19 충격이 상대적으로 덜한 업종은 예년과 다름없는 채용 규모를 유지할 방침이지만 큰 타격을 입은 곳들은 축소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심각한 경영난에 시달리는 일부 업종은 고용 유지도 쉽지 않아 신규 채용을 생각할 수도 없는 처지다.
 
19일 <뉴스토마토>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기업의 채용 계획은 코로나19 여파에 따라 차별화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을 피하기 위한 비대면 문화 확산의 수혜 기업으로 꼽히는 네이버와 카카오는 채용을 지속하면서 고용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사진/뉴시스
네이버는 코로나19로 온라인 쇼핑 수요가 늘면서 1분기 영업이익이 2215억원, 당기순이익은 1349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보다 7%, 54% 증가했다. 카카오도 영업이익이 220%가량 늘면서 역대 최대인 882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영업이익이 31%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엔씨소프트와 넥슨코리아, 넷마블 등 게임업체도 이미 채용을 진행 중이거나 하반기에 신입 공채를 할 예정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실적 충격이 미미했던 금융권도 예년 수준의 채용을 이어간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을 비롯한 주요 은행 6개 중 5개 은행은 채용 절차를 진행 중이고 보험과 카드 등 2금융권은 일정과 규모를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평소와 다름없이 채용을 할 방침이다.
 
증권사들은 가능한 채용 규모를 유지할 계획이지만 지점 축소 등의 상황을 고려할 때 소폭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현재는 상위사를 중심으로 상반기 채용이 이뤄지고 있고 하반기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와 반대로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업종은 채용 한파를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대표적인 게 항공이다. 대한항공은 하반기에 신입 대졸 공채를 하는데 올해는 논의도 쉽지 않다. 통상 항공기 도입에 따라 채용 규모를 결정하는 데 코로나19발 경영난으로 당초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올해 10대의 항공기를 새로 들여올 생각이었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7대의 항공기를 새로 들여오지만 반납도 7대라 전체 숫자에는 변함이 없고 매각까지 겹쳐 상황이 더욱 어렵다. 기종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항공기 1대가 늘어나면 최대 100명을 더 고용할 수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180명, 아시아나항공은 700명을 채용했다.
 
항공사들은 희망퇴직과 무급 휴가, 임직원 급여 반납 등의 자구 노력을 하고 있지만 경영난을 버텨내기 쉽지 않은 상태라 오히려 고용 유지를 걱정해야 하는 상태다. 이미 1분기 항공사 6곳에서 400명 넘게 일자리를 잃었다.
 
건설업계도 찬바람이 예상된다. 주요 건설사 중 현재 채용을 진행하고 있거나 공채가 예정된 곳은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가뜩이나 먹거리가 부족했는데 코로나19가 겹치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해서다. 건설업계는 이런 점을 고려해 대규모 공채보다는 프로젝트별 소규모 채용이 가능한 경력직 모집에 무게를 두고 있다.
 
유통업계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 등으로 최악의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방침이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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