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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 보험설계사 "고용보험 도입 '양날의 검'"
"질적 경쟁으로 전문성 높여"…"고용 불안 가속화 우려"
2020-05-18 16:00:08 2020-05-18 16:00:08
18일 GA업계는 전국민 고용보험 도입으로 GA 소속 보험설계사의 고용보험료가 연간 1000억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보험대리점(GA) 소속 설계사들이 '전국민 고용보험 도입'은 양날이 검이라고 입을 모았다. 양적 규모의 성장 위주였던 GA 업계의 질적 성장이 가능하다는 주장도 있지만, 고용 불안을 가속화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제도 도입의 효용성 자체에도 의문을 표했다. 
 
18일 GA 업계는 GA 소속 설계사의 고용보험료가 연간 1000억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2000년 3만여명에 불과했던 GA 소속 설계사는 2019년 22만명으로 약 7배 증가하며 전속 설계사 수를 넘어섰다. 
 
GA 업계 내부에서는 찬반 의견이 나눠지고 있다. 찬성하는 GA들은 설계사의 고용보험 의무화가 GA업계의 질적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기회라는 입장이다. GA 업계가 그간 사람 머릿수를 채우는 인원 경쟁을 해온 만큼 질적 경쟁을 할 수 없는 환경이다. 
 
GA가 고용보험료를 부담하게 된다면 소속 설계사 관리가 현행보다 엄격해지면서 GA의 전문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게 핵심이다. 대형, 중형, 소형 GA들을 살펴보면 실제 일하는 설계사는 몇 개 GA를 제외하고 절반 수준도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 GA 소속 보험설계사는 "그간 GA업계를 어지럽힌 설계사들은 보험 원수사 전속설계사이기 보다는 GA 소속 저능률 설계사들이 다수였던 것이 사실"이라며 "회사가 고용보험료라도 부담한다면 설계사 쪽수 경쟁부터 했던 곳들은 자연스럽게 도태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반대하는 GA들도 만만치 않다. GA가 보험사로부터 받는 모집수수료 외에는 다른 수익원이 없는 현실상 고용보험료가 부담이라는 입장이다. 내년 1월 GA수수료 규정이 변경되는 상황에서 보험사도 자사 전속설계사의 고용보험료를 부담해야 할텐데 보험사가 GA수수료에서 재원을 마련할테고 자연스럽게 GA 수익원이 줄어 저능률설계사의 해촉이 많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일부 GA 소속 설계사들은 고용보험의 효용성에 대한 의문을 토로했다. 한 GA 소속 설계사는 "고용보험에 가입했을 경우 GA에서 1년 이상 있다가 퇴직해야 실업수당 등을 받는 건데 이직이 잦은 설계사들은 받을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며 "또 1년이라는 시간을 채우기도 전에 회사 측에서 미리 해촉을 해버리면 그것도 복지혜택을 받을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리점협회 관계자는 "국가가 지향하는 정책이기 때문에 따라가는데 이견은 없지만, 보험사 전속설계사와 GA 소속 설계사가 처한 현실이 다른 만큼 GA현장의 의견을 많이 듣는 절차가 필요하다"며 "GA 운영비를 인정하지 않는 상황에서 고용보험료 집행까지 하게 되면 GA 소속 설계사의 상황이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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