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증권사 ABCP 발행 제동
단기로 발행해 장기로 운용 '위험'…위험보유규제 도입 등
입력 : 2020-05-18 13:57:11 수정 : 2020-05-18 13:57:11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금융당국이 국내 증권사가 단기로 자금을 조달해 차환을 통해 운용하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에 제동을 걸리고 했다. 코로나19사태 이후 부동산PF ABCP가 위험요인으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18일 '자산유동화 제도 종합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은 "부동산PF ABCP의 기초자산은 2~3년 이상 장기인데 만기 3개월 내외 단기증권으로 발행돼 자금조달과 운용의 '미스매치'가 생긴다"며 "이는 심각한 위험요인이 될 수 있어 미스매치 해결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산유동화는 기업과 금융기관 등이 보유한 자산을 유동화전문회사(SPC)에 매각하고 SPC가 그 자산을 기초로 유동화증권을 발행·매각해 자금을 조달하는 제도다.
 
국내 자산유동화 시장은 자산유동화증권(ABS)과 같은 등록유동화시장과 ABCP, AB전단채 등의 비등록유동화시장으로 나뉘는데 지난해 말 기준 발행금액은 213조원으로 이 중 75%인 161조원이 비등록에 해당한다.
 
비등록유동화는 등록유동화에 비해 발행이 간편해 최근 성장세가 가파르지만 그만큼 규제는 느슨해 잠재적 리스크가 크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특히 최근 코로나19로 ABCP 등의 차환이 어려워지고 금리가 상승하는 등 문제가 발생하면서 리스크 관리 강화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당국도 비등록유동화시장에서 증권의 기초적인 정보조차 공개되지 않아 시장위험의 체계적 파악이나 대비가 사실상 어렵다고 판단했다. 실제 공시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데다 일부 발행정보가 한국예탁원을 통해 공개되곤 있으나 주요 정보는 누락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당국은 부동산PF ABCP가 단기로 자금을 조달해 장기사업으로 운용하는 '만기 불일치'가 문제라고 판단하고 있다. 실제 최근 코로나19로 단기자금시장에 충격이 일자 증권사가 유동성을 공여한 ABCP 등의 차환위험이 크게 부각된 바 있다.
 
지난달에는 증권사가 매입약정하거나 확약한 ABCP 차환분의 시장매각이 원활하지 않아 만기가 도래한 15조9000억원 가운데 13%인 2조1000억원이 미매각됐고 해당 증권사가 이에 대한 매입약정을 하기도 했다.
 
손병두 부위원장은 "증권사가 매입약정과 확약을 통해 ABCP의 차환리스크를 떠안고 있지만 이런 구조는 개별 증권사의 위험을 증가시킬 뿐 아니라 시장 전체의 리스크 관리도 어렵게 하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비등록유동화 증권의 만기를 일치시키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해 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현재 증권사는 단기로 자금을 조달하고 차환을 해 부동산PF 등 장기사업에 운용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부동산PF ABCP 등을 공모시장에 진입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자산보유자 등이 유동화 증권의 신용위험을 5% 가량 부담하는 위험보유규제도 도입된다. 이 제도는 자산보유자 등이 5% 수준의 신용위험을 보유하게 하는 것으로 미국과 일본, 유럽연합(EU) 등지에서 채택해 운용 중이다.
 
다만 금융위는 불필요한 시장위축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위험보유 방식의 다변화와 제3자 위험보유 인정 등 제도를 탄력적으로 설계하고, 공적기관이 보증한 우량자산에 대해서는 규제를 면제하거나 완화할 계획이다.
 
이 밖에 금융위는 ABS를 발행기업의 신용도 제한을 폐지하기로 했다. 발행할 수 있는 일반기업의 신용등급 요건(기존 BB 등급)을 없애 혁신·중소기업의 자금 조달 통로를 넓힌다는 취지다. 새로운 수요가 있는 국가 및 지자체, 서민금융기관 등의 자산유동화를 허용하고 부동산이나 채권 등에 국한된 유동화 대상 자산도 유연하게 확대하기로 했다.
 
손 부위원장은 "자산유동화는 기업이 보유한 다양한 자산을 유동화해 유리한 조건으로 조달할 수 있는 수단"이라며 "다양한 기업이 활발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제도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자산유동화법 개정을 포함해 전반적인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이 1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자산유동화 제도 종합 개선방안 간담회을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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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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