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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펴나 했더니"…코로나 재유행에 항공업계 '한숨'
국내선 이어 국제선 재개 준비했던 항공사들…코로나19 부활에 '무용지물'
2020-05-11 15:34:50 2020-05-11 15:34:50
[뉴스토마토 최승원 기자] 황금연휴 국내선 수요 회복과 세계 각국 코로나19 빗장 해제 조짐에 반등을 기대했던 항공업계가 다시 날개를 접을 위기에 처했다. 확산세가 최악은 넘겼지만, 여러 변수로 인한 확진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전세계 국가들도 코로나19를 확실히 잡기 위해 관리를 다시 강화하고 있어 항공업계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들은 일부 국제선 노선을 재개할 예정이다. 저비용항공사(LCC)들도 다음 달 일부 해외 국가들의 입국 제한 조치 변동에 대한 기대에 국제선 예약을 받기 시작했다. 국내 확진자 수가 눈에 띄게 줄며 국내선은 이미 회복세를 타고 있었다.
 
하지만 서울 이태원 일대 클럽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며 국내 여행 수요는 다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세계 각국에서도 코로나19 재유행 우려에 최근 다시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다음 달부터 총 110개의 기존 국제선 노선 중 미주·유럽·동남아 등 32개 노선 운항 계획을 내놨다. 사진/대한항공
 
운항 재개 준비했던 항공업계
 
항공사들은 코로나19 악재를 딛고 지난달 말부터 이어진 6일간의 '황금연휴'를 기점으로 다시 날개를 펴기 시작했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이 기간 국내선 탑승객은 총 90만9998명(편도 기준)에 달했다. 하루 평균 13만명이 항공편을 이용한 셈이다. 특히 제주도의 경우 이번 연휴 동안 20만명에 달하는 관광객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6일 동안 지난 3월 전체 국내선 탑승객(약 110만명)의 80%에 달하는 승객을 태운 것이다.
 
국제선도 재개하기 시작했다. 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고 일부 해외 국가들도 경제활동을 재개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다음 달부터 총 110개의 기존 국제선 노선 중 미주·유럽·동남아 등 32개 노선 운항 계획을 내놨다.
 
아시아나항공도 이달부터 일본 나리타와 미국 샌프란시스코 노선 운항을 재개했다. 이어 일부 운휴 노선에 대한 예약도 받기 시작했다.
 
두 달 가까이 국제선 운항을 전면 중단한 저비용항공사(LCC)들도 6월 이후 국제선 스케줄을 짜고 있다. 진에어 등 일부 항공사는 입국 제한 해제를 고려해 예약을 열어둔 만큼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취소되면 별도 수수료 없이 항공권을 환불해준다는 조건을 달았다. 
 
에어서울도 6월 이후 베트남의 입국 제한 해제를 기대하며 다낭, 하노이, 나트랑 노선 예약을 받고 있다.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등은 내부적으로 국제선 운항 재개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원 클럽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확산되는 가운데 11일 서울 관악구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에 마련된 1인 감염안전 선별진료소 대기장소에서 시민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다시 퍼지는 코로나에 날개 꺾인 항공사들
 
이처럼 국내·외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주춤하면서 항공사들은 반등할 준비를 했지만 며칠 새 시작된 재유행 조짐에 항공사들의 날개는 다시 꺾이게 됐다.
 
서울 이태원 일대 클럽에서 벌어진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국내 여행 수요는 다시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첫 확진자인 '용인 66번 환자'가 발생한 지 닷새 만에 신규 확진자가 80명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최근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완화한 독일에선 코로나19 재생산지수가 다시 1을 넘어 비상이 걸렸다. 재생산지수는 감염자 1명이 타인에게 얼마나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는지를 나타낸 지표다. 독일의 방역 조치 완화 이전 코로나19 재생산지수는 0.65를 기록한 바 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최근 영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입국자에 대해 2주간의 격리를 의무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영국 항공업계는 "믿을 수 있는 출구전략이 수반돼야 한다"며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국에서도 열흘 만에 처음으로 확진자 수가 두 자릿수로 늘었다. 중국 내 12명의 신규확진자 중 11명은 지린성 수란시, 1명은 후베이성 우한에서 각각 나왔다. 특히 수란시에서는 가족 내 감염이 이뤄진 것으로 밝혀져 이들 지역의 위험등급이 상향 조정됐다.
 
항공업계는 다시 잔뜩 긴장하는 모양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코로나19 재확산 추세와 각국 입국 제한 조치 변경 사항을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세계 국가들이 제한 조치를 연장하거나 강화하면 업계 회복이 언제까지 미뤄질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최승원 기자 cswon8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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