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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 건 배터리뿐"…배터리 3사, 적자에도 투자는 계속
LG화학·SK이노, 1분기 배터리 적자 축소
공장 증설 등 투자 계획대로 추진
2020-05-08 05:51:15 2020-05-08 05:51:15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국내 배터리 3사가 코로나19로 1분기 실적이 급감했지만 공장 증설 등 투자 계획은 뚝심 있게 추진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이후 전기자동차 시장이 급격히 커질 것이라고 예상하기 때문이다. 시장 선점을 위해 일단 규모를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7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키우고 있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올 1분기 배터리 사업 적자를 전 분기보다 줄였다. 삼성SDI는 전지 사업 매출이 전 분기보다 19%가량 감소하긴 했지만 경기 침체를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코로나19, 유가 폭락으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전 사업이 손실을 봤음에도 배터리는 타격이 덜 한 것으로 나타났다.
 
LG화학의 경우 1분기 전지 사업은 영업손실 51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1479억원보다 손실을 크게 줄였다. 전 분기 영업손실 2496억원과 비교해도 규모가 작아졌다. 반면 주력인 석유·화학 사업의 경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39.1%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SK이노베이션도 1분기 창사 이래 최악의 실적 성적을 받으며 전 사업이 타격을 입었지만 배터리만은 전 분기보다 적자가 줄었다. 회사 주력인 석유와 화학 사업이 '어닝 쇼크'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선방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두 회사는 배터리에 대한 투자를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LG화학은 1분기 코로나19로 미국과 유럽 등 전기차 배터리 고객사들이 공장 문을 닫으며 매출이 하락하긴 했지만 성장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장승세 LG화학 전지 경영전략총괄·전무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공장) 신규 증설은 순조로울 것"이라며 "(코로나19)로 당초 계획에는 차질이 있을 수 있으나 전지 성장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올해 목표로 잡은 배터리 시설 3조원 투자도 흔들림 없이 추진한다. 이를 위해 차입금을 전년 대비 3조1400억원가량 늘리고 KDB산업은행 등 국책은행과 약 7000억원 규모의 '그린론(Green Loan)' 계약도 맺었다. 이는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사업 추진을 위한 대출 제도로 LG화학은 이를 통해 폴란드 전기차 배터리 공장 증설에 쓰일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됐다.
 
LG화학 폴란드 공장(왼쪽)과 SK이노베이션 미국 공장(오른쪽). 사진/각사
 
SK이노베이션도 배터리 공장 증설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 최근 발표한 미국 조지아주 2공장 착공도 예정대로 진행한다. 이를 위해 최근 이사회를 통해 증설을 위한 투자금 일부인 890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삼성SDI도 지난달 말 실적 발표 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매출 감소에 따라 전 사업의 투자 계획을 재검토한다고 밝혔지만 헝가리 배터리 공장 증설은 계획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이 있긴 하지만 전기차 배터리 미래에 대해서는 모든 회사들이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시장 선점이 중요하기 때문에 무리해서라도 업체들이 투자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배터리 3사는 꾸준한 성장 곡선을 그리며 세계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날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LG화학 배터리는 올 1분기 일본 파나소닉과 중국  CATL를 제치고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도 각각 4위와 7위에 오르며 3사 모두 10위권 내를 유지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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