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신뢰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경제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행태 부문에서는 점수가 크게 오르면서 선두를 유지했고 3·4세 기업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구광모 LG 회장을 제치고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일반 인지 부문에서는 2위에 머물렀지만 1위와의 격차를 좁혔다.
11일 <뉴스토마토>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한국CSR연구소가 발표한 '대한민국 재벌 신뢰 지수'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재벌 행태지수 조사에서 2019년 4분기에 이어 2회 연속 1위를 차지했다.
행태지수는 △한국 경제성장 기여도 △한국 사회 발전 및 통합 기여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국가 및 사회 발전에 미치는 악영향 등 4개 항목을 평가한다.
이 부회장의 점수는 39.3으로 지난 조사 29.7보다 큰 폭으로 상승해 2위인 구광모 LG 회장(28.9)과의 격차를 0.2에서 10.4로 키웠다. 그동안 크게 뒤졌던 사회적 책임 분야에서 역전하고 사회 발전 악영향 점수를 만회한 덕분이다.
이 부회장은 주요 그룹 3·4세대 기업인 중 '기업을 가장 잘 이끌 것 같은 인물' 조사에서도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이 부회장은 구광모 LG 회장에 이어 15회 연속 2위에 머물렀다.
일반인지 조사 결과에서는 구 회장에 이어 2위를 유지했지만 지수가 큰 폭(17.02→27.14)으로 오르면서 격차를 좁혔다. 구 회장의 일반인지 지수는 31.47에서 34.5로 상승했다.
이 부회장의 신뢰도가 높아진 것은 코로나19 사태에서 삼성이 적극적인 사회공헌에 나서고 있고 위기 속에서 현장 방문 등을 통해 적극적인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은 31번 확진자가 나온 뒤 코로나19 확산세가 국내에서 본격화하던 지난달 2월 하순 경기도 화성사업장의 삼성전자 EUV(Extreme Ultra Violet) 전용 반도체 생산라인을 찾았고 며칠 뒤 이곳을 찾은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왕세자를 직접 안내하면서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포함한 폭넓은 분야에서의 사업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그다음 달 초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던 경북 구미사업장을 찾았다. 여기서 이 부회장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일선 현장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는 여러분의 헌신이 있어 희망과 용기를 얻는다"며 임직원을 격려했다. 모두 힘을 내서 함께 위기를 이겨내 조만간 마스크를 벗고 활짝 웃으면서 만나자고도 했다.
이어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을 찾아 디스플레이 패널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사업 전략을 살폈고 삼성의 미래기술 연구 거점인 삼성종합기술원도 방문했다.
삼성종합기술원에서는 임직원들과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양자 컴퓨터 기술, 미래 보안기술, 반도체·디스플레이 혁신 소재 등 선행기술에 대해 논의를 했다. 사회적 난제인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해 설립한 미세먼지 연구소의 추진 전략 등도 살펴봤다.
이 부회장은 삼성종합기술원에서 "국민의 성원에 보답할 수 있는 길은 혁신"이라며 "한계에 부딪혔다 생각될 때 다시 한번 힘을 내 벽을 넘자"고 당부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도 3·4세 경영인 관련 신뢰도가 상승(12.24→13.28)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조사에서 신뢰도가 높아진 3·4세는 이 부회장과 정 수석부회장뿐이다.
정 수석부회장의 신뢰도 상승에는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한 적극적인 활동이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2월 초 중소 부품 협력사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 1조원대 자금을 긴급 지원하는 것을 시작으로 서비스 협력사, 택시업계를 지원하면서 상생협력 노력을 보였다.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성금을 낸 것은 물론이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각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지역 화폐와 온누리 상품권을 구입하는 활동도 진행했다. 경북 소재 연수원 2곳을 코로나19 치료시설로 제공했고 직원들의 헌혈 캠페인도 했다.
한편, 행태지수 조사 결과 지난번에 9위에 올랐던 박정원 두산 회장은 이번 조사에서 순위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17위로 밀려났다.
반대로 이명희 신세계 회장은 순위가 16위에서 11위로 많이 올랐고 이재현 CJ 회장은 11위에서 9위로 상승하면서 10위권에 재진입했다.
조원태 한진 회장은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과 김승연 한화 회장, 이중근 부영 회장도 하위권에 머물렀다.
이번 조사는 서울과 주요 광역도시를 포함한 전국 17개 시도에 거주하는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 기간은 지난달 13일부터 16일까지 4일간이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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