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세상 국제유가②] 타격은 아래부터…유가폭락이 부른 실업 랠리
"국제유가 10달러 선 유지 시 내년 안에 1100여개 업체 파산할 것"
2020-05-05 07:02:18 2020-05-05 07:02:18
[뉴스토마토 최승원 기자] "지금은 다른 수입원을 찾고 있어요, 유가 등락과 무관한 다른 직종으로요."
 
미국의 세계적인 에너지 공급 업체인 할리버튼(Halliburton)의 오클라호마주 정유공장에서 지난달 30일 200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유가가 배럴당 0달러 밑으로 떨어진 뒤 'V자 반등'에 실패하고 저유가 기조가 유지되면서 세계적인 정유사들조차 긴축재정에 들어간 결과다.
 
미국 텍사스 서부의 대형 정유사들이 유전을 폐쇄하고 계약직 노동자 인원감축에 들어갔다. 사진은 오만의 사히르 유전 모습. 사진/뉴시스
 
5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유사들은 역대 최악의 저유가 여파로 본격적인 인원 감축에 들어갔다. 셰브론(Chevron), 다이아몬드백(Diamondback), 아파체(Apahe) 등 텍사스 서부의 대형 정유사들은 유전을 폐쇄하고 계약직 노동자들에게 중간해지 수수료를 지불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3월부터 시작된 정유업계 실업대란은 이번 달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3월에만 현장 시추공과 정제 부문 노동자 5만1000여명이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건설, 시추 장비 생산, 운송 등 부수적인 일자리까지 포함하면 1만5000개의 일자리가 추가로 사라진 셈이다. 미국의 한 정유업체 대표는 "4월은 절망적이었지만, 5월은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미 파산신청을 한 원유 업체도 있다. 올 1분기에만 미국 원유 업체 다이아몬드 오프쇼어(Diamond Offshore), 파이어니어 에너지 서비스(Pioneer Energy Services), 화이팅 페트롤리엄(Whiting Petroleum) 등 미국 에너지 기업들의 파산보호 신청이 잇따르고 있다. 다이아몬드 오프쇼어는 석유수출기구(OPEC)와 러시아 간 유가 전쟁과 코로나19 여파 등을 거론하며 '산업 환경 악화' 이유로 지난달 26일 파산보호를 신청한 바 있다.
 
특히 셰일 산업의 줄도산 우려가 커지면서 관련 종사자들의 일자리도 대량으로 위기에 놓였다. 셰일 기업들은 대체로 배럴당 30~40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보기 때문이다. 미국의 셰일 붐을 이끌었던 에너지업체 체사피크(Chesapeake) 또한 파산신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체사피크는 지난해 기준 2300여명의 직원을 보유했다.
 
일각에선 이번 정유업 실업 랠리가 미국을 중심으로 당분간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BW리서치파트너십은 정유업계 일자리의 30%가 1분기 내로 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석유컨설팅업체 리스타드에너지는 "배럴당 20달러 유가가 유지될 시 미국 석유 생산 탐사업체 533여개가 내년 말까지 도산하고, 10달러 유가에서는 1100여개 업체가 파산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승원 기자 cswon8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