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한때 1400대로 떨어졌던 코스피가 1900대 탈환에 성공했다가 등락을 보이면서 향후 방향성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코스피가 1900 안팎에서 등락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증시가 가파른 V자형 반등보다는 상당기간 등락을 거듭하다가 오르는 U자형 회복이 될 것으로 보는 것이다.
지난 24일 코스피는 전날(23일)과 비교해 몇 25.72포인트(1.34%) 떨어진 1889.01로 마감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이번주 1900포인트선 안착을 모색하는 주가흐름을 예상하면서, 코스피밴드 1850~1950을 제시했다. NH투자증권은 코스피 밴드를 1850~1950으로 제시했다.
글로벌 국가들의 추가 재정정책이 호재로 꼽힌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4840억 달러 규모의 중소기업 구제 법안 이후 이번주 추가 재정 정책을 논의할 예정이고, 유럽도 2조2000억달러의 경제 부양책을 논의 중"이라고 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이번주 코스피 예상치로 1870~1950선을 전망했다. 주식시장엔 '5월에 팔고 떠나라(Sell in May)'라는 말이 있지만, 5월엔 개인 투자자들이 투자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며 수급 리스크가 완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방 완충 기제가 전무했던 과거와 달리 개인 투자자의 매수세와 10조가 넘는 증시안정기금 등을 고려할 때 'sell in May' 비관론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적다"고 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 역시 "MMF 잔고와 고객 예탁금 등 증시 대기성 자금이 여전히 많다"며 "개인 매수 여력은 남아있다"고 말했다.
2분기 기업 실적 악화가 현실화하고 있지만,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여파로 2분기 실적 부진은 기정 사실화됐지만 주가에는 이미 반영되고 있다"며 "시장은 상반기 보다 하반기를 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증시 하방압력이 크지 않지만, 추가 상승 여력이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럽과 미국내 코로나19 확산 가능성과 유가 리스크, 기업실적 악화 등이 하락 요인으로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한국과 미국의 기업이익 전망이 밸류에이션 추가 상승 여력을 소진시키고 있으며 유가 불확실성과 펀더멘탈 우려는 여전히 리스크 요인이다. 이진우 연구원은 "실적 전망 하향 속 주가 상승 현상은 미래에 대한 확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장기간 지속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김병연 연구원은 "지난주 역대급 유가폭락에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적극적인 대응으로 증시에의 영향은 제한적이었다"고 평가하면서도 "다만 오클라오마 쿠싱 지역 저장고가 5월 첫 주에 포화 상태에 이를 수 있어 여전히 원유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은 높은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투자 전략에 대해 그간의 위기 국면에서 주목받은 정책수혜주, 실적 우량주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석현 연구원은 "미국 주식시장 낙폭 회복 국면에서 언택트(비대면) 및 코로나19 수혜주(IT, 소비재, 건강관리 업종)가 부각됐다"며 "향후 코스피 주요 업종 수익률 역시 이에 수렴해갈 전망"이라고 했다. 이진우 연구원 역시 "한편에서는 유가 불확실성이 다시 커지고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위기 속에서도 '신고가'를 내고 있는 산업과 기업이 있었다"며 "주도, 주력 산업에 집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코스피가 기관매도세에 하락 마감한 지난 24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 모니터에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25.72(1.34%)포인트 내린 1889.01을 나타내고 있다. 사진/뉴시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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