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1조7000억원 지원에도 앞날 '가시밭길'
더딘 HDC현산 인수 절차…코로나19 불황도 여전
2020-04-22 15:46:28 2020-04-22 15:46:28
[뉴스토마토 최승원 기자] 정부가 코로나19로 유동성 위기에 처한 아시아나항공에 1조7000억원을 지원했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항공업계 위기가 좀처럼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며 앞으로 큰 폭의 실적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이번 주 문재인 대통령 주재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열고 기간산업 지원 방안의 일환으로 아시아나항공에 1조7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이 일본 취항 30년만에 일본 전 노선의 운항을 중단한 지난달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 아시아나항공 발권 창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로써 아시아나항공은 급한 불은 끄게 됐지만, 시장에서는 이번 자금 지원을 회의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지난해에도 1조6000억원을 쏟아부었지만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상황이 더욱 악화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부채비율 1386.7%를 기록한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국제선 운항편을 80%가량 줄였다. 올해 매출이 작년의 반 토막 수준이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문제는 코로나19 여파로 항공업계가 무급휴가와 휴업에 돌입한 만큼 불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른다는 것이다. 최근 항공사들은 다가오는 황금연휴에 대비해 국내 노선을 늘리고 고객몰이에 나섰지만, 매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국제선이 막히며 수익이 급감했다.
 
이처럼 아시아나항공의 반등이 어려워 보임에도 국책은행들이 지원에 나선 것은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포기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인수가 무산되면 채권단은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인수 절차도 예상보다 더딘 상황이다. HDC현산은 당초 지난 7일 아시아나항공에 1조4665억원을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유상증자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유상증자 납입일은 '거래 종결의 선행조건이 모두 충족되는 날로부터 10일이 경과한 날 또는 당사자들이 달리 합의하는 날'로 변경됐다. 사실상 '딜 클로징' 시점을 특정하지 않은 것으로, 무기한 연기할 수 있는 셈이다. HDC현산이 인수를 미룸에 따라 인수 대금 납입도 늦어지면서 아시아나항공의 보릿고개는 더욱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업결합신고 등 인수 절차가 마무리 단계임에도 이처럼 HDC현산이 인수 최종 결정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자 투자은행과 항공업계에서는 HDC현산의 고민이 깊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다만 이번 지원이 HDC현산의 SOS로 진행됐다는 시선도 있는 만큼 자금 HDC현산이 인수 포기까지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최승원 기자 cswon8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