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RBC 상승속 자본질 하락 왜?
매도가능증권 평가익 52.9%↑…"저금리 효과로 가변성만 높아져"
2020-04-12 06:00:00 2020-04-12 06:00:00
[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시장금리의 하락으로 생명보험사의 매도가능증권 평가이익이 일제히 상승했다. 자본에도 반영돼 지급여력(RBC)비율은 상승했지만 자본적정성의 질적 수준은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매도가능증권 평가이익. 사진/뉴스토마토
 
10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저금리 기조로 23개 생명보험사의 매도가능증권 평가익이 일제히 증가했다. 2018년 34조5330억원을 기록한 매도가능증권 평가익은 지난해 52조7976억원을 기록해 1년 만에 52.9%(18조2646억원) 늘었다. 평가익이 감소한 보험사는 한 곳도 없었다. 
 
생보업계 '빅3'를 살펴보면 삼성생명은 2018년 28조6704억원의 매도가능증권 평가익이 지난해 40조5182억원으로 41.3%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한화생명은 지난해 11월 만기보유채권 전액을 매도가능채권으로 변경하면서 732억원에서 3조6248억원으로 비약적으로 늘었다. 교보생명은 2조1960억원에서 3조9645억원으로 증가했다. 
 
이같은 변화는 기본적으로 시장금리 인하 효과다. 시장금리가 하락하면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된 채권가격이 상승한다. 채권가격 상승분이 매도가능증권 평가익으로 자본에 반영돼 RBC비율 산출시 자본이 증가하는 효과로 나타난다. 
 
실제 지난해 생보사들의 실적 급락에도 양호한 RBC지표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채권평가익에 따른 자기자본 확충 효과다. 지난해 전체 생보사의 당기순이익은 3조1140억원으로 전년 대비 22.8%(9185억원) 감소했다. 실적 감소에도 생보사 평균 RBC비율은 상승했다. 2018년 222.48%인 RBC비율은 지난해 264.45%로 41.97%포인트 증가했다. 
 
문제는 매도가능증권 평가익으로 재무재표상의 자본확충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자본적정성의 질적 수준은 하락했다는 점이다. 매도가능증권 평가익이 자본으로 분류되도 이익잉여금과 달리 미실현 이익이기 때문이다. 시장금리에 따라 이익 규모가 계속 변동해 실질적인 내부 잉여자본으로 보기도 힘들다. RBC비율이 좋아 보이는 착시효과일 뿐인 셈이다.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로 올해 생보사의 자기자본 규모의 가변성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보험사 자본적정성의 질적 수준을 위해서라도 보험사들은 최소한의 채권 매매를 통해 미실현 평가이익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한 보험사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올해 지속할 것으로 전망돼 만기보유증권을 매도가능증권으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금리 상승기가 먼 이야기처럼 느껴져서 금리 상승이 가파를 경우를 대비하는 보험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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