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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마스크 생산공장, 위생상태 엉망…누가 쓰겠나” 폭로
일부 공장 무균시설도 안갖춰…관리 부실·불법 기승
2020-04-07 17:02:53 2020-04-07 17:43:06
[뉴스토마토 권새나 기자]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중국이 마스크 수출대국으로 떠올랐지만 중국 내 일부 마스크 공장의 위생 수준이 엉망이라는 폭로가 나왔다.
 
7일 홍콩 명보는 중국 본토 한 마스크 무역상이 현지 매체와 한 인터뷰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이 무역상은 한 마스크 공장에 간 적이 있는데, 공장 내에는 먼지가 가득하고 종업원들은 마스크와 장갑을 끼지 않은 채 마스크를 만들고 있었다이런 공장에서 나온 마스크를 어떻게 착용할 수 있겠느냐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 내 마스크 공장의 60%가량이 의료물품 생산에 필수적인 무균 시설도 갖추지 않은 채 마스크 생산 기계를 들여오는 즉시 생산에 나서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또 정부가 발급하는 마스크 생산 자격증은 돈을 주고 살 수 있으며, 무자격 업체가 생산한 마스크를 유자격 업체가 생산한 것으로 둔갑시켜 내보내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전했다.
 
이러한 마스크 생산 실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N95 마스크와 같은 고품질 수요는 급증한 반면 생산 능력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 무역상은 진단했다. 대형 마스크업체가 생산 능력을 초과하는 주문을 받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크고 작은 마스크공장에 하청을 주다 보니 관리 부실과 불법이 기승을 부린다는 것이다.
 
지난 2월21일 리커창 중국 총리가 중국 베이징의 한 의료방호물자 생산업체를 방문해 관계자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리커창 총리는 마스크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하면서 "분초를 다투어 생산량을 늘려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사진/뉴시스
 
중국 정부는 지난 1월 본토에서 코로나19가 폭발적으로 확산돼 마스크 부족 현상이 일어나자 기업들에게 마스크 생산을 적극 독려했다. 이 과정에서 방직은 물론 소매, 과학기술, 심지어 식품 업체까지 나서 마스크 생산설비를 구매하거나 기존 설비를 확대했다. 그 결과 우한 봉쇄령이 내려진 지난 123일부터 지난달 11일까지 중국 내에서 새로 생겨난 마스크 생산 기업은 5489곳에 달하며, 지난달 초 중국의 하루 마스크 생산량은 1억 개를 넘어섰다.
 
또 지난달부터 유럽, 미국 등에서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하자 전 세계적으로 마스크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났고, 이는 중국산 마스크에 대한 수요 급증으로 이어졌다.
 
이와 관련해 그는 현재 중국 내 마스크 생산능력이 급증했지만 임시 개조한 소규모 마스크 공장은 해외시장이 필요로 하는 N95, KN95(중국 기준)와 같은 고품질 마스크를 생산할 수 있는 장비와 기술이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명보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지난달 30일 수출용 의료물자에 대한 품질 관리 강화와 위조, 저질 의료 물자에 대한 단속강화를 엄격하게 해 무역질서를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이후 가짜 의료용 마스크 등을 생산하는 작업장 수만 곳을 폐쇄했다.
 
권새나 기자 inn137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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