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문 걸어잠근 '신의직장'…'공채' 기다리며 속타는 취준생
은행들, 작년 상반기엔 1500명 채용…"연간 수급계획 수정 검토 중"
입력 : 2020-04-07 14:24:11 수정 : 2020-04-07 14:24:11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기업들의 상반기 공개채용이 기지개를 켜는 가운데 은행들은 여전히 채용문을 굳게 닫고 있어 취업준비생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주요 은행들은 작년 상반기에만 그해 인력 수급계획의 40%를 채용했으나, 코로나19 장기화로 올해는 전면 수정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지난달 실시하려 했던 상반기 신규직원 채용 면접전형을 한 달째 잠정 연기 중이다. 농협은행은 올해 상반기만 280명의 공개 채용 계획을 알렸다. 약 840여명 내외로 추산되는 필기 합격자들이 일정 공지만을 기다리고 있다. 농협은행은 당초 2월9일 예정했던 필기시험 전형을 2월23일로 한 차례 연기해 실시한 바 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채용을 기다리는 분들께 죄송스러우나 아직 면접 일정에 관해서는 조율이 이른 시점이라는 내부 분위기"라면서 "정부가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기한 연장을 주문한 만큼 조금 더 지켜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주로 4월을 전후해 채용을 시작했던 신한·우리·기업은행도 아직 구체적인 공채 일정을 잡지 못했다. 지난해 신한·우리·농협·기업은행 등은 전체 신규채용(2960명)의 51%인 1510명을 상반기에 채용했다. 국민·하나은행은 통상 상반기에는 공채를 진행하지 않는다. 두 은행은 지난해 950명의 신규직원을 하반기에 채용했다. 6대 은행만 살펴보면 지난해 상반기에만 전체 채용 인원의 38.6% 수준이 결정된 셈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은행별 분위기도 조금씩 바뀌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 은행은 "상황적으로 어려움이 있지만 최대한 연초 계획했던 채용 계획을 지키기 위해 노력 중으로 삼성 등 다른 기업들의 진행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은행은 "추이에 따라선 연초 세운 인력 수급계획을 새롭게 짜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은행들이 신규직원 채용에 부담을 느끼는 건 전형 과정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이 어렵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은행 채용 전형에는 필기과정 외에도 프레젠테이션, 집단토론, 실무면접 등이 포함돼 있어 밀접 접촉이 많다. 더군다나 최종 합격자는 실무교육을 위한 2~3개월 간의 신입사원 연수도 수료해야 한다. 주 52시간 도입으로 금요일 저녁에는 귀가할 수 있지만 교육 과정상 밀폐된 공간을 피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시장 상황에 비춰 올해 은행 채용문이 더 좁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금융위원회는 '일자리 성적표'까지 운운하며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에 신규 채용 확대를 주문했지만 은행들은 이에 부응하지 않았다. 비대면으로 영업환경이 변화하는 데다 업권 전망도 나빠지고 있어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에 업황이 더욱 불투명하다는 내부 인식이 커지고 있다"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신규 채용 전망은 어두움이 짙어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5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9 제1차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를 찾은 취준생들이 채용공고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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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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