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무급휴직 명단 통보…방위비 물밑 협상 속도
정은보 대사 '자가격리', 대면협상 불가…"4월1일까지 봐 달라"
2020-03-25 17:00:47 2020-03-25 17:00:47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주한미군이 한국인 근로자 절반에 무급휴직을 개별 통보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우리 정부가 내달 1일 시작되는 무급휴직 현실화를 막기위해 막바지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25일 전국 주한미군 한국인 노조에 따르면 주한미군 사령부는 한국인 근로자 9000명 가운데 4500명 가량에게 무급휴직을 통보했다. 무급휴직은 내달 1일부터 시행되며, 무급휴직이 한달을 넘어가게 되면 자동 퇴사 처리될 예정이다.
 
이에 최응식 한국인 노조 위원장은 이날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위비 협상 때마다 노동자들이 볼모가 되는 것을 대한민국 정부는 더 이상 용납해서는 안 된다"며 "한국인 노동자가 미국에 의해 불법 부당한 일을 당하게 정부가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주한미군 한국인 노동자들이 다시는 불법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게 정부가 이번 협상에서 단순한 방위비 액수만 협상할 것이 아니라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개선을 미국과 합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무급휴직 현실화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SMA 협상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무급휴직의 대안을 찾기 어려운 탓이다. 정은보 방위비분담금 협상대사는 지난 21일 SMA 7차 회의 직후 "4월 1일부터 무급휴직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가장 최근 회의가 끝나고 언급한 내용이다.
 
이에 노조는 "인건비는 한국인 노동자에게 직접 지급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지원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우리 정부의 직접 지급이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교부는 "주한미군에서 근무를 하는 우리 국적 근무자들에 대해서는 미국 측에서 보수가 지급되고 있다"면서 "우리가 직접적으로 보수를 지급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SMA 대면 협상이 불가능해진 상황이다. 정 대사는 미국에서 열린 SMA 7차 회의 이후 귀국해 자택에서 '자가 격리' 상태로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측 협상 대표단 역시 마찬가지다. 외교부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19의 지역 감염국가를 방문한 공무원은 14일간 자가 격리를 해야 한다는 강화된 복무지침이 어제부터 시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양국간 추가 협의는 유선 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24일 정례 브리핑 당시 "국제적으로 이동 같은 것이 많이 제한돼 있는 상황에서 회의가 개최될지는 불투명하다"며 "한미 간 유선(전화) 및 화상을 통해 긴밀히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또 "4월 1일까지 시간이 있으니 긴밀히 협의해 가면서 그 문제를 포함해서 협의해 나갈 것"이라며 "조금 더 지켜봐 달라"고 덧붙였다.
 
결국 한미가 무급휴직 현실화 이전까지 막바지 협상에 나서겠다는 입장이지만 장기간 이어져 온 협상 결렬이 일주일 새 이뤄진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미 국무부가 "더 큰 집중과 유연성이 필요하다"며 한국측을 압박하고 있다. 또 '방위비 대폭 증액·포괄적 타결'을 고집하며 우리측의 '인건비 우선 타결'방안에 반대 입장을 고수, 트럼프 대통령의 이른바 '벼랑 끝 전술'을 펼치고 있다.
 
다만 미국 내에서도 무급휴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빈센트 브룩스 전 한미연합 사령관은 "양측의 입장차가 매우 크고 무급휴직까지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며 "기존 방위비 협정의 틀이 아닌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야 할 수도 있는데 이 경우 더욱 정치화돼 타결이 더욱 어려워 질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 의회에선 '준비태세'에 대해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정은보 한미방위비분담금협상 대사가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외교부 브리핑룸에서 주한미군의 한국인 직원 무급휴직 계획에 대한 정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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