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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냉각기 전환…"매물 나온다"
퇴직자 중심 급매물 확산할 듯…버티기 증여도 늘어날 전망
2020-03-24 10:36:06 2020-03-24 10:36:06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부동산 경기 하락이 두드러지며 매물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강남을 중심으로 급매물이 나오면서 전체 아파트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일정 수입이 없는 다주택자를 중심으로 급매물이 더 나온다고 봤다. 다만, 금리가 낮은 만큼 버티기식 증여 사례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시장 조사 기관 대부분 서울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감정원 조사 결과, 3월 셋째 주 기준 서울지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0.00%를 기록했다. 서울지역 매매가격 지수 변동률이 멈춘 것은 지난해 6월 넷째 주 이후 38주 만에 처음이다. 부동산114 조사에서는 3월 셋째 주 서울지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이 0.04%를 기록하면서 전주와 동일했다. 그 속에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 등 강남3구는 각각 전주 대비 0.01%, 0.03%, 0.08% 하락했다.
 
서울지역 아파트 가격 하락은 최근 부동산 침체 요인에 따른 급매물 출현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대출규제와 코로나19 여파, 보유세 인상 등이 겹치면서 향후 부동산 시장이 더욱 위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경기 위축에 따른 구매력 감소와 부동산 시장의 냉각 가능성을 높이는 감염 공포가 부동산 수요의 관망과 심리적 위축을 부르는 상황”이라며 “당분간 주택시장은 거래량 감소와 함께 가격 급등 피로감에 일부지역은 가격 조정 움직임이 현실화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조정대상지역에서 10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의 경우 한시적 양도세 중과 배제 기한인 6월말 이전에 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으며, 매각이 여의치 않으면 자녀에게 부담부증여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도 “매물은 좀 더 나올 수 있다. 증여도 이전보다 빈도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가격이 높아 대출이 금지되고, 세금 부담이 높은 강남권을 중심으로 매수세 감소가 이어지면서 냉각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금리가 낮아 부동산 시장 하락이 경기에 비해 더디게 진행될 것이란 시각도 있다. 함 랩장은 “경제 리스크가 실물로 전이되고 체감되는데 시간이 좀 걸릴 수 있고, 일부 전이되더라도 워낙 금리가 낮고 정부도 시장 충격을 줄이려는 대응책을 내놓을 수 있으니 투매 수준의 매물 출회까지는 아닐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박 전문위원은 “절세매물이 다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나, 기준금리 인하로 대출금리 부담이 줄어 시장을 경색시킬만큼 급증할 가능성은 낮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버틸 수 있는 다주택자는 매도보다 증여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양지영 R&C 연구소 소장은 “자금 여력이 있는 다주택자들은 양도세 부담보다는 결국 오른다는 학습인식이 더 크기 때문에 매도보다는 증여를 선택할 것”이라며 “그동안 임대사업자 등록 및 증여건수가 크게 증가한 것을 보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시장 기대감이 꺾이지 않는 이상 매도 물량이 급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의 공인중개사사무소 밀집 상가에 급매물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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