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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홀로 버티며 코스피 1900 간신히 방어
코스닥 600 붕괴…"경기침체 우려와 각국 부양책 충돌하며 변동성 계속"
2020-03-11 16:47:51 2020-03-11 16:47:51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국내 증시가 또다시 크게 하락하며 1900선마저 위협했다. 간밤 뉴욕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이 경기부양책을 발표하며 급등했지만, 국내에서는 코로나19가 서울·경기권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공포가 퍼지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당분간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와 각국의 경기 부양정책이 충돌하면서 잦은 출렁임을 만들어낼 것으로 보인다.
 
11일 코스피는 전일보다 54.66포인트(2.78%) 하락한 1908.27에 장을 마쳤다. 이날 지수는 전장보다 2.74포인트(0.14%) 오른 1965.67에서 출발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순매도에 한때 1900선이 붕괴돼 2분여간 1800대를 경험하기도 했다.
 
외국인의 매도는 이날도 멈출 줄 모르고 계속됐다. 3월4일 하루 순매수를 뺀다면 12거래일 연속이 된다. 글로벌 증시가 크게 흔들린 지난 며칠간 순매수에 동참했던 연기금도 오늘은 매도로 돌아섰다. 결국 오늘의 1900선 방어는 개인 홀로 1조원 넘게 순매수하며 버틴 결과였다.
 
전날 미국 증시가 코로나19에 대응하는 대규모 경기부양정책 소식에 5% 가까이 급등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미국 지수선물이 시간외 거래에서 하락세를 보이면서 외국인 매도세를 부추긴 것으로 전문가들을 보고 있다. 11일 오후 4시 현재 S&P500지수선물은 2.26% 하락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급여세 인하 계획에 대한 회의감이 퍼지면서 부양책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코스피에서는 전 업종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특히 전기전자(-4.30%)의 낙폭이 두드러졌는데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되며 총 8000억원 가까이 팔아치운 탓이다. 삼성전자(-4.58%)와 SK하이닉스(-4.40%)가 4%대로 큰폭으로 하락했다. 
 
코스닥은 24.36포인트(3.93%) 떨어진 595.61에 마감하며 600선이 맥없이 무너졌다. 개인이 3239억원어치 사들였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3000억원 넘게 매도하면서 지수하락을 초래했다. 금융당국이 전날 발표한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기준에 따라 지정된 종목(11개)중 9개 종목의 주가는 올랐다. 특히 마크로젠(29.94%)과 씨젠(7.86%)에 매수세가 몰렸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유럽과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 추이와 각국의 정책 대응이 증시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노동길 NH투자증군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도 중 상당 부분은 전기전자인데, 외국인의 IT 순매도는 전망에 대한 시각 변화라기보다는 신흥국 주식 매도의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반등을 위해서는 글로벌 정책 공조 가시화 여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시장은 경기침체와 부양책이 충돌하면서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일시적인 1900선 하향 이탈 가능성을 열어놔야겠지만 코스피 1900 이하인 상태가 장기화되거나 고착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11일 코스피는 전일보다 54.66포인트(2.78%) 하락한 1908.27에 장을 마쳤다. 사진/한국거래소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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