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바꾼 3월 보험업계 풍경…시책 줄고 중소형GA 도산 가능성
2020-03-11 15:09:47 2020-03-11 15:09:56
코로나19 영향으로 외국인 관광객 발길이 끊긴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 관광통역안내원들이 근무를 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보험사들이 보험대리점(GA)에 판매 촉진을 위해 지급하는 '시책비' 경쟁에 제동이 걸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영업 독려에 나서야 하는 상황임에도 개정된 감독규정과 손익 악화로 현금을 마냥 풀 수 없는 처지다. 일각에선 중소형 GA들의 도산을 전망하는 시각도 있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해보험사들의 GA 설계사를 대상으로 한 3월 시책은 월납보험료의 최고 250%를 넘지 않았다. 이는 금융감독원이 과도한 시책 경쟁을 막기 위해 제시한 시책 가이드라인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다. 신규 계약 유치를 위해 최대 400%를 지급하던 것과 대조된다. 
 
오히려 손해보험사들은 이달 GA 시책 규모를 일제히 줄였다. 삼성화재는 인보험 전체 상품의 현금 시책비로 최대 200%를 지급하고 있다.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는 전월 대비 50%포인트 낮춘 최대 150%의 시책비를 지원한다. 
 
생명보험사들의 경우 전년과 비교해 여행시책이 줄었다. 전년에는 시책비 명목으로 호주 시드니, 미동부, 유럽 등의 해외여행을 내걸었다. 올해는 코로나 19 여파로 해외여행의 위험부담이 상승하면서 DB생명, 동양생명, 라이나생명, 처브라이프생명 등만 여행시책을 제시 중이다. 물품 시책 역시 전년 금, 안마의자기 등이 사라지고, 100% 수준의 현금 시책이 주를 이룬다.  
 
보험사들의 시책이 바뀐 건 내달부터 시행되는 감독규정 개정 영향이 크다. 내달부터 보험사들은 보장성보험 중 불합리한 사업비를 줄여야 한다는 점에서 사업비 개선에 나설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보험업계의 대목인 3월 영업에 직격탄을 맞는 상황임이지만, 사업비를 풀 수가 없는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공포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 9일 장중 0.998%까지 떨어지며 사상 처음 0%대를 기록했다. 지난 4일에는 1.029%로 지난 5년간 최저를 기록했다. 국고채 투자 비중이 높은 보험사들의 운용자산에 적신호가 커져 심각한 역마진 위험이 관측된다. 
 
보험사들은 내달 중 예정이율 인하 카드를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를 굴려 보험금을 지급할 때까지 거둘 수 있는 예상수익률이다. 예정이율 인하는 가입자가 내야 할 보험료 증가를 의미한다. 
 
문제는 예정이율을 내리면 보험료가 높아지는 탓에 또 보험영업은 악화하는 악순환에 노출된다는 점이다. 내달은 보험료 인상 이슈로 영업이 어려워 매년 3월은 4월 상품 개정을 앞두고 절판 마케팅이 가장 활발한 시기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사람을 만날 기회조차 차단돼 이달 절판 마케팅에도 제동이 걸렸다.
 
이 여파로 당장 중소형 GA사들의 도산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1분기 영업 악화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통상 3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이는데 대다수 중소형 GA들이 이달 임대료부터 못 내는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한 GA업계 관계자는 "시책이 줄었고 영업이 되지 않아 상당수 중소형 GA가 파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사들조차 영업에 직격탄을 맞아 내달 예정이율 인하 날짜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대형사는 선제적으로 내달 초의 예정이율 인하를 공식화하겠지만, 중소형사들은 대형사들과 기간을 두고 예정이율을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중소형사가 예정이율 인하를 대형사와 같은 날에 하면 영업 타격이 심하니 인하 확정 날짜를 두고 각 사들의 눈치싸움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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