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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락'의 역사…대공황부터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까지
"폭락 뒤엔 주목할만한 성과 시현"
2020-03-10 16:31:35 2020-03-10 18:44:0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코로나19 확산과 국제유가 폭락 등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지난 9일 미국 증시는 일제히 7%가 넘는 폭락세를 기록했다. 특히 뉴욕증시 개장과 함께 S&P500지수가 추락하며 1997년 이후 23년 만에 서킷브레이커도 발동했다.
 
9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7.79% 급락한 23851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15일(-7.87%) 이후 최악의 수준이다. 다우존스공업지수가 쓰이기 시작한 1928년 10월 이후로는 역대 9번째로 하락폭이 컸다.
 
이날 S&P500지수는 7.60% 추락한 2746에, 나스닥지수는 7.29% 급락한 7950으로 마감했는데 S&P500지수의 일간 하락률은 1950년 5월 산출 이래 7번째로 컸고, 나스닥지수는 1984년 10월 이후 10번째로 많이 떨어진 것이었다.
 
지난 1929년 10월 세계 대공황 당시 이틀간 23%나 급락했던 다우지수는 제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소비경제 활성화 등에 힘입어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왔다. 특히 1981년 미국 레이건 정부가 감세정책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거시지표 개선과 증시 랠리에 기름을 부었다.
 
그러나 1987년 10월19일엔 높은 주가와 금리상승에 대한 불안감 등으로 대량의 매도 주문이 쏟아지며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당시 다우존스가 하루새 22.6%나 폭락한 탓에 ‘블랙먼데이’라는 말이 생겨났다. 같은 날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 역시 각각 20.47%, 11.35%씩 하락해 역대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날을 기점으로 뉴욕 증권거래소에는 지수가 급등락할 때 일시적으로 주식거래를 중단시키는 서킷브레이커(Circuit Breaker) 제도를 도입했다. 서킷브레이커는 1989년 10월 뉴욕 증시의 폭락을 막아내면서 효과를 인정받았다.
 
이후 미국에서는 인터넷과 IT기술업체들이 등장하면서 1990년부터 2000년까지 닷컴 버블이 일어났다. 특히 2000년 3월 5000선을 넘어섰던 나스닥지수는 IT버블 붕괴와 함께 급락했다.
 
2008년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금융위기가 촉발되며 다우지수는 10월15일 기준 8577로 7.87% 빠졌고 S&P500도 7.62% 하락했다. 그러나 2009년부터 반등하기 시작해 2018년 상반기까지 장장 10년여 동안 강세장이 펼쳐졌다. 이 때문에 이번에 출현한 폭락을 강세장의 마무리로 바라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올해 2월 미국 증시는 코로나19로 인한 판데믹(전염병 대유행) 우려로 일주일 동안 1000포인트 넘게 하락했다. 이에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VIX)는 9일 하루새 29.85% 오른 54.46를 기록했다. 이날 VIX는 장중 한때 62.12까지 상승해 2008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김지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금융위기 이후 이번 코로나19 확산 이전까지 S&P500은 총 6차례의 패닉셀링(공황매도)을 경험했다"며 "2010년 그리스 위기와 2015년 유가 급락, 2018년 위안화 평가절하 등에 따른 것으로 해당사례는 모두 S&P500 저점 형성 이후 1~6개월 기간 중 주목할 만한 수준의 투자성과를 시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패닉 셀링에 동참하기보다는 질병통제 추이와 이연된 정책효과의 주식시장 반영 정도를 확인하는 대응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사진/픽사베이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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