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보 노사 상생합의 모범사례…매각후 과제 15개월 만에 마무리
2020-03-05 16:12:35 2020-03-06 10:08:33
사진/롯데손보
 
[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롯데손해보험이 사모펀드로의 매각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꾸고 있다. 사모펀드인 JKL파트너스로 대주주가 변경된 이후 정리해고와 조직개편으로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고용안정, 명예퇴직 위로금, 자사주 무상배분까지 잡음 없이 이뤄졌다는 평가다. 노동조합의 요구와 경영진의 협조로 가능했다.
 
5일 롯데손보에 따르면 롯데손보 노사는 2018년 11월27일 롯데그룹의 금융계열사 매각 발표 이후 현재까지 1년 3개월 동안 △고용안정 업무협약서 체결 △매각위로금 확정 △명예퇴직 위로금 확정 △조직개편에 따른 직원 동기부여 등을 모두 합의했다. 대다수 기업이 고용안정부터 오랜 기간 노사 갈등을 겪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노사가 '한 배에 탄 동지'라는 인식으로 이런 합의가 가능했다. 롯데손보 노조는 매각 발표 이후 지속해서 '더 나은 회사를 위해'라는 목표 한 가지를 줄기차게 외쳐왔고, 사측 역시 '회사의 성장 과실이 직원들의 보상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강조해왔다. 양측의 끊임없는 대화로 매각 과정이 잡음 없이 모두 마무리됐다. 
 
우선 고용안정 업무협약서와 매각 위로금은 노조의 전략적 접근과 논리적 제안에 사측이 대승적 판단을 내려준 결과다. 당시 사모펀드로의 매각 소식에 임직원 불안이 가중됐다. 이에 노조는 '인위적 모든 형태의 구조조정은 반드시 노조와 합의한다', '명예퇴직 진행 시 노조에 30일 전에 통보하며 강요는 금지한다' 등의 고용안정 업무협약서 제안, 임직원 서명운동 등을 진행했다. 
 
사측은 근로기준법보다 정교하게 다듬어진 고용안정 업무협약서에 동의할 의무는 없었다. 그러나 사측은 임직원들의 동요를 막기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이를 받아들였다. 매각 위로금 역시 기본급 300%(100만원 정액보상 추가)라는 예상보다 많은 금액의 위로금을 책정해 업계 주목을 받았다. 
 
JKL파트너스로 대주주가 전환한 이후 선임된 최원진 롯데손보 대표이사는 오자마자 조직개편에 착수했다. 롯데손보 노사는 구조조정 이슈로 불안해질 회사 분위기를 막기 위해 명예퇴직 위로금으로 최대 월 기본급 48개월치를 지급, 건강검진지원금, 학자금 3년 보장에 합의했다. 
 
그 결과 명예퇴직 신청자가 예상보다 많았다. 총 286명의 직원이 명예퇴직했다. 이 가운데 178명은 관리자급 이상 임직원으로, 미래를 위한 투자 재원이 마련됐다. 금융사들이 위로금으로 보통 24개월 치를 지급하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큰 금액이어서 희망자들이 많았고,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는 평가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명예퇴직 후 가파른 피라미드 구조로 인해 남아 있는 직원들의 업무 과중은 1.3배에 달했다. 노조는 새로운 출발의 신호탄으로 남은 직원에 대한 로열티 제고를 위해 임직원 대상 자사주 배분, 현재 가치에 해당하는 현금, 임금협상 활용 등 여러가지를 제안했는데 최 대표는 차사주 무상 제공 카드를 선택해 진행, 선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최 대표는 의사결정이 빠르고 결단력이 있다는 내부 평가를 받고 있다. 조직개편이 일사천리로 진행된 것은 논외로 하더라도 조직 내 대면보고 체계를 이메일을 통한 보고 체계 등으로 변경하는 등 효율적인 업무처리 문화를 정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에는 대면보고를 위한 준비 자료 등이 필요했고, 의사결정 과정이 복잡했지만 현재는 내부 소통이 빨라졌다. 
 
최 대표는 임직원에게 보내는 CEO메시지를 통해 "자사주 무상 제공은 회사의 성과가 여러분의 보상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아직 자본시장은 우리의 성과를 알지 못하지만 내달부터 IR을 정례화하고 리서치리포트 발간을 유도하는 등 자본 시장에서 회사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모든 노사 합의 과정을 지켜본 직원들은 구조조정, 먹튀, 기업사냥꾼 등의 사모펀드 인식에서 장기적으로 기업의 성장을 추구할 수 있다는 파트너로의 인식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게 롯데손보 측 설명이다. 떠난 직원, 재직 직원 모두가 사모펀드로의 매각에도 상실감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김증수 롯데손보 노조 위원장은 "매각과정의 진정한 마무리 시점은 임직원들에 대한 위로와 동기부여가 완료되는 시점이라고 판단했는데 더 이상 매각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며 "조합이 매각 과정 중 일관되게 주장해 온 하나의 기준은 '더 나은 회사를 위해'였고 향후 새로운 조직문화 완성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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