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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주전쟁 여파에 엇갈린 수익성
파이프라인·소송비용 타격…대웅 웃고, 메디톡스 울고
2020-03-05 13:56:33 2020-03-05 13:56:33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보툴리눔 톡신 제제 균주 출처를 두고 분쟁을 지속 중인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수익성 희비가 엇갈렸다. 실적을 갉아 먹은 요인엔 소송비용 등 분쟁 대응 관련 지출이 컸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웅제약과 메디톡스는 지난해 상반된 수익 지표 증감률을 기록했다. 양사 공동으로 반영된 소송비용과 부수적 손실을 파이프라인 다양성과 매출 규모가 큰 대웅제약이 상쇄시킨 것과 달리 메디톡스엔 상대적으로 큰 타격으로 작용했다. 
 
대웅제약은 매출액 1조1134억원, 영업이익 44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8%, 영업이익은 81.9% 껑충 뛰었다. 전문·일반의약품의 견조한 실적과 지난해 초 미국 허가를 획득한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 매출이 성장을 이끌었다. 특히 2분기부터 판매가 본격화된 나보타는 바이오의약품 특유의 높은 수익성을 기반으로 영업이익 증가의 선봉에 섰다. 
 
반면 매출액 2059억원, 영업이익 257억원을 기록한 메디톡스는 전년 대비 0.2% 증가한 매출 속 영업이익이 69.9%나 주저앉았다. 여전히 대웅제약(4%)에 비해 3배 가량 높은 12% 수준의 영업이익률이지만 바이오의 품목을 중심으로 직전년도 40% 이상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뼈아픈 수치다. 
 
이 같은 양사 수익성 희비는 파이프라인 다양성과 매출 규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양사는 지난 2016년 메디톡스가 제기한 대웅의 균주 도용 논란이 법적공방으로 번지며 지난해 최소 100억원 이상의 소송비용을 판관비로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출 대비 상대적으로 큰 비용이 소요된 메디톡스 측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지난해 10월 수출용 메디톡신 품질 부적합 판단에 따른 식품의약품 안전처 강제 회수폐기명령과 12월 제주일 24개월 이상된 품목의 전량 회수 조치 등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무난히 품목허가가 전망되던 중국 허가 지연 역시 발목을 잡았다. 
 
한편, 5년 가량 지속된 양사의 균주전쟁은 올해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지난해 2월 메디톡스는 전 직원이 균주 및 제제 전체공정 기술문서를 절취해 제공했다는 내용으로 대웅제약과 에볼루스(미국 파트너사)를 ITC에 제소한 바 있다. 관련 재판이 오는 6월 예비 판결을 앞두고 있다. 10월 최종 판결이 남아있지만 예비판결이 사실상 확정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양사 공방은 상반기 내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오는 6월 균주출처를 둔 ITC 예비판결을 앞두고 새 국면을 대비 중인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지난해 수익성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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