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여성 사외이사 의무화 놓고 '설왕설래'
KB금융·씨티은행 등 여성선임…"인위적 비율맞추기 안돼" 지적도
입력 : 2020-02-26 15:12:36 수정 : 2020-02-26 15:12:42
[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이사회에 여성을 최소 1명 이상 두도록 강제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주요 금융사들이 선제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여성 배려를 통한 양성평등 확립이라는 명분에도 일각에서는 그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중이다.
 
26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회 본회의 의결을 거쳐 지난 4일 공포된 개정 자본시장법은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주권상장법인의 이사회 이사 전원을 특정 성(性)의 이사로 구성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본격 시행은 공포 후 6개월이 지난 오는 8월부터다.
 
당장 3월 주주총회부터 적용되는 사항은 아니지만, 입법취지를 고려해 자발적으로 나서는 곳들이 나온다. KB금융지주는 25일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권선주 전 기업은행장을 신임 사외이사 후보 중 한 명으로 추천했다. 내달 주주총회에서 의결될 경우 KB금융 사외이사 7명 중 2명이 여성으로 구성된다. KB금융 이사회 관계자는 "이사회의 다양성을 한층 제고하고 여성의 사회적 진출과 이사회 참여를 확대하는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씨티은행 이사회도 지난 13일 이미현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했다.
 
하지만 여성 이사를 강제하는 데 대한 문제제기도 적지 않다. 서울 모 대학 경제학과 교수는 "왜 남녀비율을 맞추려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금융권은 효율성을 중시하고, 최근 여성 입사자들이 많아지는 점을 감안할 때 자연스럽게 비율을 맞춰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해당 자본시장법이 국회 법사위에서 논의될 당시에도 미래통합당 장제원 의원은 "공공기관도 아닌 민간회사 이사회를 특정 성의 이사로 하지 말라고 규정하는 것은 민간영역의 사적자치 측면에서 고려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 속 내달 말 주주총회에서 이만우·김화남 사외이사를 교체할 예정인 신한금융 이사회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3월 초중순에 사외이사 숏 리스트가 나오기 전에는 방향성을 섣불리 말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2018년 3월22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열린 제17기 신한금융지주 정기주주총회서 참석자들이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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